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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골 산청에 발 담그다2009.7.30

클레오파트라2 2010. 3. 28. 22:43

아주아주 유명세를 타지 않은 이상 ,

대한민국 땅이 하도 드넓어서 한번 내딛은 땅은 다시오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생각에

생소한 곳에 가면 여기 저기 더 눈에 담아 보려고 기웃거리게 된다.

산청도 그런 곳 중의 하나였다.

작년 전국 대회때 벚꽃이 만개할 즈음이 산청가는 길에 오버랩됨은 필연인 듯 싶다.

길을 잘못 들어서 한참 헤매다 찾아든 곳이 벚꽃 흐드러지게 핀 곳이었다.

처음보는 낯선 곳이지만 풍경만은 낯설지 않았다.꽃비 내리는 풍경이 모두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발길을 붙들었다.분명코 산청의 한 귀퉁이임을 익히 알기에

빨리 길 떠나는 서둠은 잠시 접어두어도 좋았다.

어린아이마냥 소리 지르고 깔깔 거리고 사진 찍고

그렇게 낯설게 그리고 어렵게 만난 산청은 1박2일 지내는 동안 청정골임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골이 깊으니 그 산골 언제 다시 가려나 싶어 열심히 눈 도장 찍었던게 엊그제 인듯 싶은데

생각보다 더 빨리 산청을 찾게 되었다.

순전히 손님을 접대하고픈 민향식 산청회장님의 세심한 배려로 인해서

두번째 산청행도 결코 실망이란 있을수없다.

만날수록 좋은 친구같은 산청이라면 내가 만난 산천을 전부 표현할 수 있을듯 싶다.

무엇보다 지리산 자락임을 실감케했던 맑은 계곡은 오고가는길 눈을 시원하게 했다

눈호사도 좋지만 그 물속에 잠시 머물고픈 충동이 일었던 곳이다.

8시 출발했던 버스는1신간30분 줄기차게 달려 산청에 도착했다.

톨케이트에서 손님을 맞는 주인 모습이 색달라 보인다.

반갑게 맞아주면서 첫 코스로 간 곳은 국새전각전.

기운이 팔팔한 왕산의 그 기세 때문인지 벌써 기가 온몸으로 전해오는 듯한 느낌이 드는 곳이다.

한참을 꼬불꼬불 산등성이에 올라온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 들던곳

아직 공사중이라 여기저기 연장소리 요란했지만

나중엔 꼭 명소가 될만한 여지가 있는 그런 곳이었다.

한나라를 상징하는 국새에 대한 이야기가 수도 없이 쏟아졌던 공간이다.

미완성의 공간이지만 훗날 완성미를 감히 생각해보기도 했던 곳

무엇보다 그 곳에서 바라본 발아래의 지리산 풍경이 멋졌다.지리산 자락 골골이 박혀있는

구름인지 안개인지 모를 그 흰솜털과 푸르른 대자연이 빚은 그 절경은 그곳이 아니면 만나기 어려울듯 싶었다.

숱한 시간 답사를 많은 곳을 다녔지만 공사현장 답사는처음이라는 우스개소리를 던졌던 곳

그곳에서 산길을 걸어 한의학 박물관에 들렀다.이름답게 초입부터 한약재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입체영상물 보고 전시관 둘러보는데 보는 곳곳마다 신비스러움 그 자체였다.

버릴게 하나없는 우리 산야에서 나는 신기한 풀들과 약초를 만났다.어느것 하나 허투로 볼수 없었다.산청이라는 곳에만 있어야할 것 같은 임자 만난 박물관이랄까?

만약에 그 한의학 박물관이 좋다고 광주 시내 한복판에 있다면 감히 빛을 발했을까?

모든것은 있어야할 곳에 있어 주어야 제대로 빛난다는 말이 실감났던 곳이다.

한약재들 냄새를 직접 맡아보게하고 체질 테스트하고 가는 곳곳마다 눈을 동그랗게 했던 곳임은 분명했다.

가파른 산길 내려가는 재미도 있었고

웰빙산책로 길도 좋았던 곳이다.건강해지고 싶으면 산청 한의학박물관으로 가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법한 곳이었다.

가야국 10대왕 구형왕릉도 독특했다.거기서는 해설사의 걸쭉한 입담에 한껏 심취했었다.아니 어쩌면 역사를 꿰차고 있는 해설사의 박학다식에 혀를 내둘렀다고나 할까?

언제쯤 저 깊이를 닮을수 있을까?자기반성에 잠시 빠져보기도 했던곳이다.

정통 산채정식을 먹고 나섰던 길인지라 포만감에 가파른 곳에 있는 왕릉까지 오르긴 힘겨웠지만

색다른 유적지라는 생각에 귀를 쫑긋 세웠다.바닷물만 퍼런게 아니라 계곡물도 퍼렇다는 말을 실감케했던 골짝이었다.

내원사 계곡은 장마뒤끝이라 작년보다도 더 계곡이 깊었다.물은 말할것도 없이 많았다.

시원하게 거침없이 쉼없이 흐르는 걸 보니 또 지리산임을 부인할수 없었다.잠시 발 담그는 무례를 범했다.

비로전의 주련까지도 빠뜨리지 않고 들었다.메모해도 금방 잊어버리기 십상인 그 주옥같은 주련을 메모않고 순전히 귀에 의존하고 말았다.그래서 하루 지나 어제 담았던 그 주련은 벌써 우주속에 사라져버렸다.

인간의 귀가 둘인 것은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르라고 그랬다던가!!

남사 예담촌 길은 어제만난듯 또 정겨웠다.다른 남정네는 건너다 볼수 없도록 그렇게 높은 담벼락을 쌓았던가?

100년의 세월을 거스른 최씨고가 툇마루에 앉아 듣는 해설도 운치가 있다.

그 고운 색깔에 속아서 몇잔 들이켰던 오미자주도 행복한 답사에 걸림돌이 되진 않는다.

마지막 코스로 성철 스님 생가다.겁외사

가정을 가졌음에도 선뜻 출가했던 그가 평생 얻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라는 그의 선문답을 다시 한번 생각케했던 공간이다.

경치좋고 건물 좋고 정말 좋은 곳에 자리잡은 사찰이다 했더니 옥에도 티가 있다.

바로 위로 고속도로다.거칠것없이 쌩쌩 내달리는 그 도로만 한쪽으로 접어버린다면 더 없이 좋은 사찰일것을........

겁외사 입구에서 단체사진 한컷하고 산청답사의 대단원 막을 내렸다.

6시까지 열정을 쏟아가며 해설하시는 민회장님 모습을 보노라니 해설사는 어떤 모습이어야하는가에 대한 답을 나름대로 얻을수 있을듯 싶었다.

종일토록 함께 하건데 자기일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내뿜는 열정을 가지고 계심이 분명했다.

어쩌면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이 본받아야할 모습이기도 했다.

같은 장소를 가더라도 어떤 사람들과

어떤 시간에 가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고 한다.

틀림없는 말임에 분명하다.

여행길의  즐거움은 경치도 좋지만 함께하는 이들과 교감을 나누는 맘도 중요한 듯

하늘과 가장 가까이 있어 가장 높은 군수님이 계신다는 재치있는 말은 아직도 혼자서 배시시 웃게한다.

세월과 함께 몸으로 체득한 재치는 언제나 빛나는 법

몇재치는 담아 왔으니 산청답사도 소중한 답사였음을 확신한다.

해설하다 어려운 질문을 만났을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한번쯤 고민한 사람이라면 산청 답사에서 그 답을 충분히 얻을수 있었을 것이다.

산청 답사에 함께 한 그들은 답을 알고 있다

2009.7.29

산청 답사를 다녀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