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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것들-싱싱한 푸성귀

클레오파트라2 2024. 3. 27. 16:37

가까이 있는 친구 덕을 많이 보는 요즘이다.

차로 10분 거리에 사는 내 친구는 시골에 자주 간다.

부모님이 모두 살아계시고 남동생이 농사를 짓고 있기 때문이다.

편찮으신 부모님을 위해 쉬는 날의 거지반을 시골로 가는 친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큰딸의 임무를 아주 잘하고 있다.

큰딸이 잘하니 그 밑으로 동생들도 부모에게 잘하는 건 기본.

부모가 살아 있음이 축복이고 자식이 부모에게 잘하는 게 축복으로 보인다.

가서 청소하고 농삿일도 돕고.

아무튼 쉬는 날도 바쁜 내 친구.

며칠전에도 시골 다녀왔다고 푸성귀들을 놓고 갔다.

나 없는데도 말이다.

방풍나물,쑥,대파, 머위 등등

동생들과 지인들과 나누고 내 몫까지 온 거다.

솔직히 귀찮아서 근처 사람들과 나누기가 십상인데

 내 친구는 기어코 내게까지 가져다 준 것이다.

그 마음이 얼마나 고마운가!

고마운 마음은 바로 표현하기.

맛나게 먹어주면 될 듯 싶어

퇴근하자마자 요리를 했다.

쑥전,쑥국.머위무침,방풍나물무침.양념장까지.

싱싱한 봄나물에 입맛이 돌아 밥을 한그릇 뚝딱 비웠다.

비운 빈그릇과 나물들 찍어서 톡에 보내줬더니

잘 먹어줘서 고맙단다.

고맙긴 내가 무지 고맙지.

사실, 

부모님 여의고 고향까지 잃어버린 지 30여 년.

고향 내음 풍기는 이 귀한 푸성귀들이 내겐 고향인 것이다.

 

#봄나물#방풍나물#쑥#쑥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