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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속에 노닐다-오주석2009.3.12

클레오파트라2 2010. 3. 28. 22:39

사람은 자신이 이미 갖고 있는 것만큼 본다.

그것이 경험이건 지식이건

혹은 추억이건 감수성이건간에

내 안에 간직되어 있는 것에 비추어 바깥의 사물도 이해하기 마련이다.

그릇대로 담는다는 표현도 이와 걸맞을 것이다.

큰 그릇은 큰 그릇대로

작은 그릇은 작은 그릇만큼 담을 것이다.

삶은 물리적인 시간의 길이의 장단보다는 농도에서 보다 큰 의미를 지닌다는 말을

다시 한번 곱씹어보게 하는 이가 바로 그이 오주석이 아닐까?생각을 해 보았다.

그이를 처음 만난것은'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한국의 미 특강'에서였다.

어렵기만 한 아니 그렇고 그런 것으로 분류해버렸던 옛 그림은 그의 멋진 해설을 통해서

다시 살아난 것이다.

그저 고리타분한 것이라고 뒤로 은근슬쩍 밀추던 우리 옛그림이 그의 명쾌한 해석을 통해

다시 태어난 것이다.

그 책들을 접하면서 줄곧 '아하! 그런 뜻이 있었구나' 그 그림속에 숨은 깊은 맛에 연달은 감탄사를 토해내야했다.

모를땐 모든게 어려운 것이다.

익숙하지 않은것이 어렵듯

자주 접하다보니 멀게만 느껴졌던 그림이 서서히 한발짝 두발짝

내 가슴으로 올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 미술사에 하나의 획을 그은 별같은 존재의 우리것에 대한 사랑이 묻어나는 이야기들인지

많은이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젊은 나이에 요절을 했던지라 그이를 아는 주위 사람들의 안타까움은 더 컷을것이고

그래서

그와 함께 했던 시간을

반추하는 이들에게는 애잔함이 묻어날게다.

인생이란 무대에서 주어진 숙제를 마친 이들에게 빨리 퇴장시키는 아이러니를

실감케했던 사람

아무튼 그이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우리 옛그림과 좀더 가까이 만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음에

이의를 제기할 자 없을 것이다.

사람은 가도 책은 남아 남은 자들에게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메시지를 전한다.

"매순간이 꽃봉우리라"

제목처럼

그이는 그림속에 노닐다 그렇게 갔다.

아니,어쩌면 저 세상에서도 그림속에 노닐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