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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완벽한 그녀들-자매의 제주 여행 4박 5일 여행기

클레오파트라2 2025. 3. 11. 21:43

꿈 같은 여행에서 돌아온 지 일주일.

기억하려고 다시 더듬어 봅니다.

3년 전쯤 언니랑 둘이서 올레길 걸었던 기억이 넘 좋아서

언젠가 또 걷자 했는데 그 걷자가 3년 만에 이루어졌습니다.

3남 4녀 형제자매가 많아도 벌써 저세상으로 가고

다리 아파 못 걷고 하니 걷기에 궁합이 딱 맞은 66세 언니와 함께

다시 올레길에 도전했습니다.

김포에 언니는 비행기로,저는 목포에서 밤 배로 가서 2월 28일 제주서 합류.

올레 10길을 걸었습니다.본디 올레길을 빨리  걸으려 했으나 환승 하느라 버스 기다리고 하다 보니

지체돼서 11시 20분 화순금모래해숙욕장에서 올레길을 걸었습니다 .4박5일 일정 내내 흐리고 비가 온다고 해서 걱정이었는데 첫날은 날이 무척 맑았습니다.아니,더웠습니다.걷다가 옷을 하나둘 벗어야 할 판.푸른 바다를 끼고 걷는 올레길은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간간히 만나는 노란 유채밭은 봄을 고스란히 선물했지요,올레 10길은 화순금모래해수욕장에서 시작해 모슬포 하모체육공원이 종점인 15.6km. 늦게 나섰다고 서두를 이유도 없었습니다.우리의 숙소는 종점에서 가까운 게스트하우스였으니까요.

사계리 보드라운 백사장이 펼쳐진 곳에서는 아예 등산화를 들고 천천히 걸었습니다.밀려드는 파도와 술래잡기도 하면서 걸으니 걷는 게 전혀 힘들지 않았습니다.점심은 사계 백사장에 앉아서 산방산 바라보며 바다 배경으로 주먹밥 먹기.언니가 가져온 볶음김치와 호박나물 취나물 그걸 황금 보자기 깔고 먹는데 최고의 밥상이었습니다.

보자기가 그렇게 멋진 식탁이 될 줄 예전에 미처 몰랐네요.

해 떨어지기 전에 종점에 도착,숙소 게스트하우스에 여정을 풀고 근처 식당으로 갔습니다.

맛집 검색은 생략하고 생선 구이 집으로 갔는데 오마이갓!

밥도 미역국도 무한리필이라니.둘이서 눈치 안 보고 진짜 너무도 맛나게 먹었습니다.밥도 두 그릇 국도 두 그릇.

밥도 미역국도 어찌나 맛나던지! 아무튼 맛나게 막고 숙소 게스트하우스에서 첫 여정을 풀었습니다.

꿀잠 잔 걸 말해 뭣 하겠어요. 뒷날은 가파도 섬 가기 .10여 년 전 마라도 갈 때 선상에서 가파도 소개하며

"저 섬에서는 빚을 갚아도(가파도)그만 마라도 그만이다"해서 엄청 기억하는 섬.

이번 여행에 찐 찜한 그 섬에 갔습니다.바람이 불긴 했지만 배는 10분 만에 가파도 도착.비바람 몰아쳐도 올레 10-1 가파도를 한 바퀴 걸었습니다.한 시간이니 동네 한바퀴 다 돌더라구요.마을 복판에 있는 청보리밭도 보고 청보리라떼도 먹는 여유를 즐긴 섬이었습니다.2시간의 여유를 한껏 즐기고 나와서 추사관을 갔습니다.추사 김정희 유배지가 있던 대정읍까지 걸어서 가기.

네이버 지도에서는 한 시간 30분이면 도착해서 기꺼이 걸었는데 중간에 길을 잘못 들어 되돌리기 몇 번 했습니다.

다리도 아프고 폭우도 쏟아져 버스승강장에서 점심 먹으며 비 그치기 기다리는 여행자라니!

목표 시간보다 늦은 도착이지만 전시관 둘러보고 다시 해설도 듣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체험 코너 놓칠 수 없죠.

추사체 붓글씨 쓰기가 준비돼서 일필휘지로 따라 썼습니다.보정산방을 한자로.

늦게 가는 편지도 있었어요. 편지봉투가 그 유명한 세한도 그림이라서 또 끌림이 있더라구요.

여행 가면 여행지서 편지 쓰는 주특기를 발휘했습니다.단숨에 딸에게 편지쓰기.

어쩌다 보니 전시관에서 2시간 30분 머물렀습니다.

뒷날은 한라산 등반.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백록담은 통제.

하는 수 없이 진달래대피소까지 올랐습니다.오를 땐 맑았는데

내려갈 땐 비가 쏟아졌지요.헛디디면 발목까지 빠지는 그런 눈길을 살얼음판 걷듯 조심조심 다녀왔습니다.

뒷날은 애월에 가서 새별오름 오르고 오후엔 사돈 집에 가서 브로콜리 작업을 했습니다.

본디 브로콜리 작업은 일정에  없었는데 오빠네가 일손 도우러 간다고 해서 따라갔다가 발목 잡혀 반나절을 보냈습니다.

마지막 날은 집으로 돌아가는 날인지라 느긋하게 아침 먹고 공항 가기.

진짜로 바람이 많이 불어 비행기가 못 뜨는 줄 알았는데 이륙이 지연만 됐을 뿐입니다.

4박 5일 이보다 완벽할 수는 없지요.

실속 있는 4박 5일 그녀들의  제주 여행은 너무도 완벽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