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햅쌀과 사돈

클레오파트라2 2023. 9. 20. 09:36

사돈에게 부재중 전화가 왔다.
전화 드려야지 했는데 깜빡하고 하루가 지났다.
어제 퇴근 후 공원 산잭  하느라 폰을 못 봤는데 그사이 2통이나 부재중 전화가 찍혔다.
맘먹고 전화하니 받으신다.
합쌀을 보냈는데 받았는지를 묻는 전화였다.
운동하려고 나설 때 1층 계단에 쌀자루 하나 있는 게 보였는데 그것임에 분명했다.
택배를 좀체 시키지도 않고 그러니 내게 올 택배라고는 사돈 집에세 보낸 게 전부다.
미루어 짐작컨대 그것이 분명.
건성으로 쌀자루만 보고 온 게 후회됐지만
일말의 의심도 들지 않는다.
벌써 가을걷이를 하고 시금치 씨앗을 뿌렸단다.근처의 논들은 이제 고개를 숙이는데 말이다.
사돈이라고 우리 집에도 햅쌀 한 자루를 보낸 것이다.
이렇게 고마울 데가 없다.
뭐라도 보내고 싶어 안달인 사돈이랄까?
5월에 사돈 집에 놀러갔을 때 모내기가 한창이었는데 격세지감이다.
시금치를 뿌려야해서 빨리 심고 빨리 걷는단다.
통화를 한짬씩이나 했다.
당연히 쌍둥이 이야기도 포함.
이제 6개월이 쌍둥이가 무탈하게 자라서 고맙다고. 하신다.나 또한 그렇다.
쌍둥이 자랑해서 노인당에 쌍둥이 턱을 또 내셨단다.떡 한 말과 소고기 2근.
통도 큰 사돈이다.
아무튼 감사 또 감사할 따름이라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물 건너 사돈 집서 온 햅쌀로 밥을 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고 어찌나 맛나던지!
그냥 맨밥만 먹어도 살로 갈 판이다.
사돈! 감사합니다.
건강 잘 챙기면서 일하세요!

가을이 좋아
네가 있어 올 가을 나도 가을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