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신 유서석록2
물소리가 들린다.
폭포가 가깝다는 얘기.
발걸음에 박차를 가한다.
폭포 아래 데크에는 길을 점령하고 점심 먹는 사람들 다섯이 전부다.
폭포는 맞야지 제 맛.
발 담그고 10분 지나니 발이 시리다.
수량이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눈맛은 시원하다.
그늘에 앉아 폭포 보며 점심 먹기.
이보다 더한 피서 행복이 있을까?
힘들게 왔으니 최대한 많이 쉬기.
그 사이 부부가 왔다.
산에서는 금세 친구가 된다.
화순에서 온 부부다.
시무지기 폭포가 아주 좋단다.
말을 섞다보니 각화 저수지부터 걸어온 내력을 얘기하니 대단하단다.
어디로 하산 할거냐고 묻길래 다시 올라가서 꼬막재로 간다니 심란해한다.
먼 길임을 익히 알기에 말을 하는 나마저도 심란했다.
되레 부부에게 어디로 갈 거냐 물으니 영평으로 간단다.
영평이라면 무돌길 걸으면서 만났던 동네 아닌가?
동행이 있으니 그리로 가는것도 방법이다 싶어 하산길을 급회전.
시무지기서 영평은 초행이니 동행해도 좋을듯.
동행하기를 잘 했다고 생각한 것은 길이 험해서였다.뜻밖에 조그마한 너덜겅도 만나고.
그 부부는 상상수목원 언저리에 주차를 했단다.
영평서 걸어서 예전 걷던 길로 걸어서 안심 마을까지 가면 3시20분 차를 이용할 요량이었다.
혼자 걷는 길보다 동행이 있어 하산길은 수월할밖에.
금세 내려오니 지열 때문인지 산속과 달리 이글이글.
산속이 참 시원했음이 절로 느껴진다.
부부의 차있는 곳에서 작별인사를하려는데
함께 화순까지 가잔다.
그냥 가겠노라고 사양했지만 가는 길이니 함께가자는 말에 그냥 못이긴 척 동승했다.그러길 참 잘했다고 생각한 것은 상상수목원서 내가 아는영평까지는 꽤가 길었다.걷는다면 30분 이상.
그늘도 없는 길이니 더위를 한참이나 먹었을 듯.
부부의 호의로 편안하게 화순터미널까지 왔다.
쉽게 누군가를 태워주는 게 쉽지 않은데
기꺼이 태워준 부부 덕분에 빠르게,
그리고 편히 왔다.
현금이 없으니 차비도 드릴 수 없는 노릇.
내가 유일하게 가진 것은 얼음물 사이에 둔 시원한 배즙 하나.
미안하게도 그게 그 상황서 내 성의표시의 전부였다.
광주로 가는 버스는 많이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다.
8분의 기다림 끝에 152번 타고 광주로 go go.
버스 안이 천국이다.
화순에서 같이 탄 초딩들이 문화전당 간다는데 어디서 내릴지를 설왕설래 하는 중.
오지랖 넓은 나.
또 여기서 한 오지랖 했다.
묻지도 않았음에도 내릴 곳을 알려주는 친절이라니!
어쩌면 내 직업 의식의 발로?
아무튼 부부의 친절에 비하면 무게감은 덜 할지라도 바로 친절 되갚기를 해서 다행이다.
환승해서 집에 오니 3시 30분.
저 큰 무등을 품었음에도 아직도 해는 중천임을 어쩌랴!
순전히 부부의 호의 덕분이다.
날 기꺼이 태워주신 부부님!
늘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산행코스와 소요시간
각화저수지(6:43)청풍쉼터(7:36)ㅡ충장사(8:21)ㅡ원효사(9:23)ㅡ목교(11:11)ㅡ시무지기갈림길(12:33)ㅡ시무지기폭포(12:56)ㅡ13:30출발ㅡ13:27(화순읍)
삼복더위 속 신 유서석록 끝
#유서석록#시무지기폭포#잔대#뻐꾹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