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삼매경ㅡ정지아ㅡ아버지의 해방일지
세상에 아껴서 본 책이 있다.
중년에 아껴보는 책이라니!
그만큼 내 오감을 자극한 책이라는 표현이 맞겠다.
읽으면서 혼자서 호방하게 웃고,
웃게한 문장을 되뇌어보고.
책과 내가 물아일체가 됐다고나 할까?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얼른 넘겨야 했지만
감히 넘기지 못하고 아주 천천히 본 책!
분량도 내용도 책 크기도 내 손아귀에 쏙 들어와서 더 좋았던 책.
단숨에 읽어 하루만에 해치울 수도 있었지만 그러기 싫었다.
재밌는 책은 더위도 깡그리 잊게하니
이 더위 이기려면 이 책을 꼭 붙들고 있을 수밖에.
지인이 재밌다고 해서 허투루 넘겼는데
며칠전 퇴근 후 도서관에 가서 이 책을 야간 대출하려 했다.인기가 많은지 두 사람이나 대기다.
어라?
해서 지인이 소장하고 있어서 빌렸다.
구례에 살았던 빨치산 아버지를 둔 딸의 아버지 얘기다.
ㅡ구례라고 하는곳은 어쩌면 저런 기이하고 모진 인연들이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엮인 작은 감옥인지도 모른다.
아버지와 얽히고설킨 다양한 인연을 얘기하며 쓴 글이다.
다양한 군상들의 모습이 재미나게 그려지고 있다.
빨치산의 근거지였던 지리산.
구례 반내골.
그 안에는 사람사는 이야기가 있었다.
사랑,애증,배반 등.
날 웃게한 글은 다름 아니다.
'김상욱이 찾아왔을 때,
나,
삶은 닭 두마리를 머리에 이고 십분 남짓 걸어가면서 오만 욕을 다했다.
"지들이 먹을 건 좀 들고 오든기" '
여기서 빵 터졌다.하하하.
어린 것이 이고 십분 남짓 걸었으나 육두문자가 나올밖에.
작가의 솔직한 자전적 이야기가 많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호랑이가 씹어 물어갈 놈"
어머니의 걸죽한 입담에 박장대소를 너머 고개까지 끄덕여야했다.
돌아가신 시어머니가 환생해서 오신 줄ㅎㅎ
덥다덥다 투정할 새가 없는 참 재미난 책이다.
빨치산 가족의 아픔은 현대사를 다시 한번 곱씹게 했다.
어쩌면 내 생애 최애 책이다.
독서가 즐겁다는 걸 느끼게 해 준 책이라서!
아버지의 해방일지!
네 덕분에 나의 더운 여름도 잠시나마 해방이다.
#독서삼매경#아버지의해방일지#빨치산

표지마저도 내겐 끌림이다.
자전거 탄 풍경이라?
거기에 나 있는 듯 착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