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보러 가세-변사곡 레트로 춘향전
손바닥이 다 아픕니다.
어디서 맞았냐구요?
쉰을 훌쩍 넘었는데 어디서 맞았을라구요?
흥에 겨워 손바닥을 너무 많이 쳤나 봅니다.
넘칠수록 좋은 게 박수 아니던가!
간만에 맘껏 웃고 박수 쳤다면 이보다 더한 행복이 있을까 싶네요.
쉬는 날의 거반은 무등산을 올랐지만
웬지 여유를 부리고 싶은 때가 더러 있습니다.
바로 그날이 변사곡 레트로 춘향전을 만나는 날이었습니다.
딱히 공연 보러 가겠다고 벼르지 않고 갔는데 뜻밖의 신나는 공연을 만나니
아마도 감동이 더 컸나 봅니다.
봄볕이 따사롭게 창가로 쏟아지니 창문도 열어젖히고 이른 봄맞이 대청소를 했습니다.
이불 빨래도 좀 하고
나아가 계단 물청소까지.
겨우내 찌든 때가 씻겨 나가니 마음마저 깨끗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공판장에서 장도 보고 반찬도 몇가지 만들고도 시간이 남았습니다.
하루해가 벌써부터 길다는 게 느껴질 즈음,
오후에는 뭘하지 하는데 순간 떠오르는 게 바로 공연마루 공연이었습니다.
평소 틈날 때 즐기는 공연인데 한동안 놓고 있었던 겝니다.
코로나가 확산세라서 온라인 공연으로 대체되는가 싶어
확인 전화를 했더니 예정대로 공연이 있다는 소리가 어찌나 반갑던지!
딱 마음 정하고 공연보러 나섰습니다.
시간보다 여유롭게 도착해서 상무금요시장을 구경하는 재미를 덤으로 가졌습니다.
튀김전은 길게 줄을 섰습니다.그 앞을 지나는데 맛난 튀김냄새가 진동하는데
먹고픈 욕구를 떨치기가 쉽지 않으니 줄 설밖에요!
시각과 청각과 후각이 길을 걷다 후각이 빠르게 반응한 겝니다.
벤치에 앉아 음악 듣는 여유까지~~
공연 20분 전 여유롭게 도착했습니다.
내겐 큰짐이 있었는데 안내데스크에서 맡아준다니 홀가분하게 공연을 볼 수 있을 듯 싶었습니다.
어떤 공연인지를 전혀 모르고 온지라 기대감도 없었습니다.
그냥저냥한 공연이려니 했는데~
어라~변사극이라네요.
무대 한켠 낮은 책상에 앉은 변사의 목소리로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익히 아는 춘향전 다시보기랄까요!
변사가 풀어내는 춘향전은 확실히 맛깔났습니다.
1인 다역을 해야함에도 진행이 매끄럽고 재미났습니다.
청중의 맘을 들었다 놨다한다고나 할까요?
입담이 어찌나 좋던지 완전 몰입해서 변사에게 집중하면 어느 순간 무대에서는 춤사위가 벌어지고
무대 뒤 화면에서는 그때그때 어울리는 풍경이 뒷배경으로 나왔습니다.
해금과 풀룻,장구 연주까지
어느 것 하나도 놓칠 수 없는 무대였습니다.
특히나 변사의 입담이 재미나서 깔깔깔 웃고 박수 치고.
공연 시간이 훌쩍 지났음을 말해 무엇할까요!
무대 인사하는 출연자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또 보냈습니다.
공연이 좋았으니 어찌 박수를 아끼리요!
돌아오는 길에는 2월 공연일정이 나온 안내장을 챙겼습니다.
좋은 공연을 함께 나누면 좋을 듯 싶어서 지인들에게 홍보할 요량으로.
거기에 더해 구미에 당기는 공연이 있다면 찜해서 꼭 다시 오려구요,
코로나가 심해도 공연장은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운영되고
운영진은 친절해서 참 좋았습니다.
공연장이 크지 않아서 가까이에서 출연진들의 동작들을 섬세하게 볼수 있었던 것도 이점이었습니다.
상무지구 공연마루 공연은 일요일과 월요일만 빼고 화~토 날마다 오후5시에 있답니다.
예향 광주의 멋과 맛을 그곳에서 만나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