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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로 길게 무등산과 함께ㅡ2021.2.14

클레오파트라2 2021. 2. 14. 23:49

그리도 많이 찾았던 무등산.
이맘때쯤 피었을 복수초 만나겠다고 나섰는데
생각에만 그치고 말았다.
보통 무등산을 가면 대중교통을 한 번은 이용하게 마련이다.
걸어서. 서석대 찍고. 증심사. 쪽으로 내려와서 버스로 돌아오든지.
버스 타고 증심사로 가서 서석대 찍고
중봉ㅡ동화사터 바람재ㅡ장원봉ㅡ무진고성ㅡ군왕봉 ㅡ각화제ㅡ집 하는데
색다르게 무등산을 만나보자 싶었다.
온전히 두 발로만 걸어보기.
순전히 날씨가 따뜻해진 덕분에 뀌 본 꿈인데
바로 실천하고 말았다.
전 날 무등산 일찍 가려고 준비를 해 두었는데
아침에 눈 뜨느니 비라니!
갑자기 뭘하며 하루를 보낼까 고민됐다.
일찍도 일어났는데 비라니!
산행을 포기하고 따뜻한 아침 밥상을 준비했다.
며칠전에 사 둔 새송이버섯으로 장아찌 담고 된장국 끓이고!
밥 먹는 사이 비가 그칠 기운이다.
아니,창 밖으로 햇살이 비치는 게 아닌가!
이 기세라면 비는 안 올 듯 싶어 서둘러 집을 나섰다.

8시 55분, 여느때 같으면 진즉에 갔어야 할 시간이지만

늦게 출발한들 어떠리 ,갈 수 있음에 감사할 뿐이다.

시작점은 각화제 ,무돌길 1구간이다.

등촌마을까지 가는 길,

어릴적에 넘나들었던 동네 산을 가는 느낌이다.

그래서 정겹다.야트막한 재 하나 넘으면 산비탈 밭을 만난다.

청풍쉼터에 도착하니 10시5분, 잠시 다리쉼하고 뚜벅뚜벅 걷기.

원효너덜에 앉아보고 누워보기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잠시 쉬기.

원효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12시.

밥 먹을 시간이지만 점심은 정상에서 먹어야한다.

배부르면 산행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한데 배고픈 상태서 걸으니 걸음이 느려진다.

덕분에 자주 쉬워갈밖에.

여름이면 계곡물이 많아 소를 이루는 그곳에서 또다시 쉼.

호기롭게 발을 냉찜질 할 요량이었는데,어라

1분도 못 담그고 말았다.그냥 뺐다 넣었다 반복만 할 뿐.

다리의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랄까?

배고픔 때문인지 서석대까지 참 길게 느껴졌다.

1시15분 서석대 도착.주변 풍경 한번 둘러보기 정상에서 밥먹기

라면과 빵이라도 시장이 반찬이다.그리도 맛날 수가 없다.

기운내서 하산, 하산은 항상 고민인데

왔던 길 고스란히 되돌아가기로 작정했다.

걸어왔던 길을 몸이 체득했던지라 갈 길이 멀었다.

하산이라서 얼마나 다행인가?

내려갈려면서 뭣하러 오르는가? 묻던 이가 생각난다.

글쎄 내려갈 줄 알면서도 오르는 것은 우매한 것인가?

산이 거기 있어 올랐고 올랐으니 내려가는 것은 당연지사다.

왔던 길 되돌아 집에 오니 6시 15분.

얼마를 걸었는지 모른다.

8시간 남짓의 시간을 길위에 있었다.

길로 출근 ,길로 퇴근

오롯 걷고 또 걷기

42,904보

신기록을 경신했다.

 

12시32분인데 잠이 오지 않는다.
육신은 집에 왔는데 잠은 길위에 곯아떨어졌을까?

넘 피곤하면 잠도 오지 않는다더니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