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여자만세

클레오파트라2 2020. 8. 21. 23:40

여자만세

여자들이 만세를 부를만큼 즐거운 일이 있는 걸까?

일단은 끌림이 있는 제목이다.끌리면 이단은 가보기.

그래 어쩌나 보자 싶어서 직접 보기로 했다.

코로나 19로 각종 문화행사들이 발목이 잡히다보니

문화에 목말라하는 내게 문화재단에서 문자가 날라온 것이다.

하고많은 공연들 중에 내 맘에 쏙 들어온 것은 여자만세

삭온스크린이다.

예술의 전당 공연을 실시간으로 영상으로 만나는 것이다.

진즉부터 스크린으로 만나고픈 공연이 많았는데 어찌된 일인지 여의치 않았다.

그러다 갈증해소 하러 갔다.

7시 30분 공연인데  이른 시간에 도착에 근처 공원 벤취에 앉아 책도 보고 라디오도 듣고

간만에 공원에서 여유를 누렸다

공연 30분 전에 도착,공연장이 시원하니 이보다 좋은 장소가 없다.

드디어 공연 시작.

 

무대는 대학교 근처 서희네 한옥

하숙업을 그만두려는 서희네 집에 3개월만 지내기로 하고 할머니 하숙생 이여자가 찾아온다.

공주병 시어머니와 시누이 등쌀,하숙생 챙기기,자식 챙기기에 여념없는 하숙집 안주인 서희에게

이여자는 신바람을 불러일으킨다.

 하숙생 이여자는 바로 신바람이다.

지친 서희 가족에게 많은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된다.

무엇보다 안쓰러운 서희와 이 여자의 마음을 여는 속내 이야기는 듣는 이로 하여금 고구마 먹은 느낌이다.

사이다가 필요한 고구마,

사이다를 주는 바로 이여자.

7살에 헤어진 딸,서희를 찾은 엄마의 하숙 3개월은 시한부 인생 3개월인것이다.

지질이도 험난 했던 그들의 삶에 가슴이 뜨거워지고 울컥했다.

그들의 이야기는 내게 눈물이면서 카타르시스였다.

딸과 엄마임을 알게 된 그들은 서로를 위해 선물을 준비한다.

엄마는 딸을 위해 밥상을

딸은 엄마를 위해 곱디고운 한복을

......

이런저런 이유로 험난한 세상살이를 살아온 여자들의 이야기는 

이제는 이런저런 것들을 놓고 홀가분하게 여자만세를 외치는 듯 싶었다.

삭온스크린은 막을 내렸지만 먹먹해진 가슴 때문인지 좀체 얼른 일어설 수 없었다.

여자만세가 주는 긴 여운 때문이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