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갑자기 시간이 생겼습니다.
뭔가를 하겠다고 빼놓은 시간인데 계획대로 되질 않아 생긴 시간입니다.
하루 휴무를 변경하니 2박3일의 여유가 가능했습니다
갑작스런 시간 어찌 보낼까? 딸에게 말했더니만
냉큼하는 말 "우리집에 놀러 와"
코로나 땜시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그냥 딸 집에만 머물기,온전히 손녀와 놀아주기도 좋을 듯 싶었습니다.
해서 마음이 갑자기 바빠졌습니다.
갑작스레 잡힌 일정이니 식구들 먹을 반찬을 해야 했습니다.
장보고 반찬 만들고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그렇게 하고
딸아이 집에 갔습니다.
3개월만에 본 손녀가 훌쩍 컸더라구요.
책 읽어주고 산책하고 장난감 가지고 놀아주고
할머니도 체력이 있어야겠구나 생각이 들더라구요.
대청소도 하고 맛난 엄마표 요리도 했습니다.
평상시에 딸아이가 먹고 싶다고 노래부르던 잡채와 닭볶음탕,그리고 몇 가지 반찬까지.
2박 3일 한눈 팔지 않고 온전히 손녀바보했더니만 눈깜짝할 사이 지나가버렸습니다.
개장시간과 동시에 입장한 수목원에서는 오롯이 자연을 느낄 수 있었지요.
손녀 덕분에 키 작는 꽃들에,
새 소리,개구리,개미 등 움직이는 것들에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잊고지냈던 자연을 손녀 덕분에 소환했다고나 할까요?
순전히 손녀 덕분에 동심으로 돌아간 2박3일이었습니다.
아이는 날로달로 예쁜 짓만 한다는 말 ,하나도 그르지 않았습니다.하는 짓마다 어찌 그리도 예쁜 짓만 하던지......
정현종 시인이 그랬던가요?
한 사람이 오는 것은 어마어마한 일이라고!
제게 손녀가 온 것 또한 어마어마한 일입니다.
뜻밖에 손녀와 소중한 추억 만들고 왔습니다.
계획이 틀어졌다고 결코 원망할 일이 아니었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