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루,
쉬는 날은 맞는데 결코 쉴 수 없었던 날이다.
비가 오지 않는다면 숙명처럼 무등산을 갔을 터
하지만 장맛비가 예고됐으니 아무리 산돌이인들 갈 수가 없다.
사실,아침7시 흐린 날씨만으로는 갈 뻔 했다..
갈까말까를 몇 번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흘렀고
10시쯤 되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를 보니 완전히 포기할 수 있었다.
그래 간만에 집에 있자.
집에 있다고 해서 결코 집에 있는 게 아니다.
금요일 딸아이 집에 2박 3일로 가야하니 식구들 먹을 반찬을 해 두어야 한다.
해서 공판장에 들러 깻잎 오이 당근 대파 복숭아까지 한 장을 보았다.
장을 본 것으로 끝나면 참 좋으련만 그게 끝이 아니다.
다듬고 씻고 조리고
반찬 몇 가지 만들고 보니 불현듯 생각난 게 있었다.
참기름짜기
저번에 쉬는 날 짜러 가려고 방앗간에 전화했더니만
손님이 없어 일찍 마무리하니 다음에 오란다.
오후2
내겐 이른 시간인데 방앗간은 끝날 시간인 것이다.
그때 미뤄 두었던 숙제 참기름짜기
참기름집에 눌러앉아 시장 오가는 사람들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건너편 식육점에서 나누어 먹겠다고 가져오기도 하고
오가는 사람들 구경하는 사이 참기름이 다 짜졌다.
고소한 냄새가 진동한다.
가방에 넣고 오니 고소한내가 나와 동행한다.
은행도 들르고 마트도 들르고
비는 내리고 입은 궁금하던 차
이럴땐 역시나 부침개가 제맛이렷다!
해서 집에 있는 감자 양파 당근 풋고추 송송 썰어넣고 야채 부침개를 세 장씩이나 뚝딱 순식간에 해치웠다.
그러고보니 점심도 잊은 하루다.
아침 먹고 부침개 먹은 게 전부
그런데 벌써 시간을 훌쩍 지나 해 질 녁이라니!
벌써가 아니라 참 많은 걸 했다.
긴긴날,알뜰살뜰 시간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