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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0일 문학적 감성 가지고 살아가기-한승원 작가 강연

클레오파트라2 2017. 5. 12. 14:43

10일 퇴근길 발걸음은 문화전당으로 향했다.
문화전당서 마련한 아카데미 인문특강이 있는 날,
작년 인문특강을 열심히 들어온 터라 언제쯤 열리나 했더니만
이제 드디어 시작인 것인다.
처음엔 멋모르고 신청하지 않아서 안 갔는데 웬걸!
현장접수도 한다는 걸 알고 굳이 인터넷 신청을 하지 않는다.
조바심 내고 가지 않아도 자리는 많으므로
한승원 작가는 10여 년 전 아이들 학교에서 어머니독서회를 할 때
문학기행을 장흥으로 가서 해산토굴서 만난 적이 있다.
그때 들려주셨던 이야기들 그리고 그때 함께 했던 차 한잔의 그윽함이 오래 남았던지라
의무감처럼 그곳에 갔다.
그동안의 모습도 궁금하기도 하고
세월 앞에 장사는 없다는 말 맞다.
작가님도 세월이 빗겨가지는 않았다.
더군다나 최근 감기로 병원입원까지 하셨다니
상당히 불편한 몸임에도 오래전에 잡힌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강연에 오셨다니 그 심지가 대단하셨다.
'문학적 감성 가지고 살아가기'
귀가 쫑긋 세워지는 주제다.
문학적 감성 가지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문학이 무엇인가를 알아야한다면서
꺼내 말은  그리스인 조르바를 쓴 니코스 카잔차키스을 말을 빌렸다.
<영혼의 자서전>에 나오는 말이다.
“한심한 영혼아, 너는 돈을 주고 빵과 고기와 포도주를 사서 먹는 것이 아니고, 흰 종이를 꺼내서 ‘빵, 고기, 포도주’라고 쓰고 그 종이를 먹는구나.”
돈을 주고 고기와 빵 포도주를 사는 사람은 현실적이라면 하얀종이에 그것을 써서 먹는 사람은 비현실적인 사람 즉 문학하는 사람이란다.
비현적인 것을 쓴 것을 현실적인 사람들이 사서 읽는다.왜 현실적인 사람들은 현실적으로 사느라고 많이 꼬여 있어서!
글쓴이는 읽는 이가 깨달은 바가 한 사람만 있어도 글쓰는 이유가 된단다.
시인과 문학가들의 감성 이야기를 예시를 들어서 하는 어부 이야기엔 많은 것을 생각케 했다.
곧 機心(기심)을 이야기 한 것이다.
어떤 것을 이용해서 이익을 보려는 마음이 기심이란다.
기심이 없는 영혼이 시인들이고 기심 없는 영혼들이 기심 있는 영혼들,즉 비뚤어진 영혼들을 바로 잡아 주는 것.
어려서 동화는 단 한편도 읽지 않았지만 할아버지가 들려준 동화을 많이 들었던 게 문학의 자양분이 되었단다.
어부와 도깨비 이야기 한편
어부가 한밤중에 고기를 잡는데 어쩐 일인지 고기가 아주 잘 잡히더란다.
그래서 많이 잡다보니 어깨가 뻐근,그만 잡아야지 하고 고기 구럭을 보니 고기는 달랑 한마리더란다.
뱃머리에 도깨비가 웃고 있더란다.본래 도깨비는 어깨가 길어서 낚시에 고기를 계속 물려주기를 반복했던 것이다.
화가 난  어부가 도깨비에게 달려 들어 도깨비를 물에 빠뜨렸는데
물에 빠지면서 도깨비 하는 말
"그래도 행복하지 않았느냐"하더란다.
한 마리나 99마리나 ! 문학의 패러독스를 알려준다.para(초월한다)+doxa(말)
말을 초월한다.한마리나 99마리나 그것이 그것이라는 것은 말이 아니다.즉 말을 뛰어 넘어서 진리가 있다는 뜻.
도깨비 말이 문학적 수사다.
하나에다 아홉을 더하면 열이지만
하나에도 아홉을 더하면 마이너스 10도 있다는 얘기다.
이게 도깨비 수학
동신중학교서 국어를 가르치다 사표 쓰고 소설만 써야겠다고 맘 먹고 서울행을 작정하셨단다.
파우스트 이야기도 가슴에 와 닿는다.
강연의 결론은
'아파트 창문 열고 밖을 봐라.우주가 있다.창밖의 풍경을 다 사서 그 주인이 되라.창밖의 풍경 다 사서 그 주인이 되라.그  우주의 주인이 돼서 관리하면서 살아라.관리하는데 돈 드는거 아니다.우주의 주인이 돼서 집착을 다 버려라.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아라'
글쎄?
살아간다는 게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마는
나의 삶은 내가 주인임은 분명하다.
강연 듣고 나오는데 문화전당 위에 동그마니 뜬 보름달이 말을 걸어온다
"네 삶의 주인으로 살기에 네 맘 내킨 대로 이 곳에 온 거라고"
그렇다면 아주 잘 살고 있다는 얘기다.
내 삶의 주인공으로 살고 있으니!
작가를 만나겠다고 나섰는데 제대로 나를 만난 격이다.ㅎㅎ

2024.10.29.블로그 검색이 많아서 들어왔다.
언제 이런 글을 썼나 싶은데.
세월이 덧없이 흘렀다.
10월 10일 한승원 작가님 딸인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받아서 갑자기 검색이 많아진다.
노벨문학상의 독을 톡톡히 보고 있나 보다.ㅎㅎ
#한승원#문화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