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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샘 모녀 10일간의 프랑스여행-이틀

클레오파트라2 2017. 1. 31. 20:57

17()-둘째날-흐리고 비 오다

오르세 미술관 -샹젤리제-개선문

새벽에 몇 번 깨고 630분 눈을 떴다.

호텔 조식이 지하에 있다. 기다려지는 식사였다. 어젯밤의 배고픔이 컸던 때문에

630분부터 조식이 가능하다니 배고픔으로 봐선 바로 달려가야 했지만

어찌 준비하다보니 7시 조식

프랑스의 아침 식사라는 게 크게 기대할 것도 없었지만

그래도 먹을 게 많았다. 빵 종류도 다양하고 주스 과일 시리얼 요거트 하다못해 삶은 달걀까지

매우 만족할 정도로 풍족하니 밥 아니어도 배고플 이유가 없었다.

충분히 먹었다.

첫코스로 간 곳은 오르세 미술관

숙소서 걸어서 10분이면 되는 곳이니 식후라 산보하듯 가볍게 걸어갔다.

퇼르리 정원엔 조깅하는 사람 산책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이른 시간은 한가롭기 마련인가 보다.

줄 많이 서기로 소문난 파리의 여행지 하지만 오르세 미술관은 줄을 서지 않고 바로 통과했다. 물론 처음엔 어디로 가야하는지 몹시 헷갈리긴 했다. 여기 저기 줄이 늘어서서.

결국 뮤지엄 패스는 바로 통과했다. 어디부터 볼까? 볼거리 많기로 소문난 곳이니 놓치지 말고 꼼꼼히 보기로 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1,

맨 처음 내 눈에 띤 그림은 앵그르의 샘! 미리 미술공부를 해 온터라서 익숙한 그림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여자가 항아리를 엎어 물을 쏟아 붓는 장면이다. 밀레의 만종을 비롯한 수많은 조각 작품들까지 무엇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 행복한 갈등을 하게 만든 곳이다.2층까지 열심히 보고 2층의 유명한 la 레스토랑서 닭고기 비프스테이크를 먹었다. 거대한 천장화가 압권인 식당엔 여행객들이 많아 보였다. 후식인 줄 알고 시켰던 커피는 후식이 아닌 유료라기에 급당황했다. 후식으로 나온 케익은 예쁘고 조그만데 다디달다. 프랑스 음식은 짜거나 혹은 달거나라는 말이 실감났다.

전 세계인의 집합소인 오르세 미술관에서의 품격 있는 식사는 비싼 비용이 지불됐다.55유료

럭셔리함과 여유로움이 함께 한 점심 후 5층은 본격적으로 구경하기. 인상파의 걸작들은 죄다 거기에 있었다. 고흐실 고갱실은 따로 있을 정도.

눈에 익은 작품들이 즐비한 전시관이었다. 책에서 곧잘 봤던 작품들이 즐비하게 늘어섰다. 고갱의 타이티 연인들, 고흐의 자화상 ,가세 의사의 초상화, 오베르교회 등 걸작들이 감동을 자아냈다. 책에서만 만날 봤던 그 것들이 내 앞에 떡하니 걸렸으니 감동 할 밖에.

인상주의 전시실서는 아주 오래 머물렀다. 발걸음을 붙잡는 명작들이 많이 있었던 곳이니 당연지사.

마네의 올랭피아, 피리 부는 소년, 쇠잔의 카드놀이 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작았다. 금방 바람이 부는 듯한 느낌이 나는 양산을 쓴 여인 두 작품이 나란히 걸려 있었다. 올랭피아는 아예 독립된 한 벽면에 걸려 있었다. 명작들 앞에는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기 마련, 사람이 모였다 싶으면 그 곳에 항상 명작이 걸렸다는 말이 맞으려나 아님 명작이 있으니 사람이 모였다는 말이 맞겠다. 아무튼 명작들은 사람을 불러 세웠다. 모네의 작품 양귀비가 피어 있고 양산을 쓴 여자가 있는 그림 앞 의자에서는 유치원에 다닐까말까 하는 아이들 넷이서 의자를 책상 삼아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어찌나 귀엽던지. 그 옆엔 아버지 인 듯한 어른이 지켜보고 있다. 사뭇 그림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몰래 관음증 환자처럼 훔쳐보기. 그림 수준이 제법이다. 바람에 날리는 꽃의 움직임을 잘 표현하고 있다. 우리나라 미술관에서는 좀체 보기 드문 광경임에 분명하다. 어떤 모녀는 아까부터 심상치 않았다. 서서 보는 게 아니라 고개 숙이고 보고 비껴서 보고 결국 고흐 ,자화상 앞에서는 털썩 앉아서 보기다. 그 누구도 개의치 않는 익숙한 자연스러움이 묻어난다. 그렇다고 남에게 불편을 주는 것도 아니요, 남들도 그들을 불편해하지 않았다.

오르세에서 꼭 보고 싶었던 마네의 풀밭위의 점심식사를 부지런히 찾아보건만 없다.

분명히 한 작품도 놓치지 않으려 꼼꼼히 둘러봤건만 없다. 미리 다녀온 사람들 말로는 5층에 있다고 했는데......

일단은 큰 시계가 보이는 포토존서 줄서서 사진 찍기

실루엣만 나오는 사진임에 분명한데 그 실루엣을 찍는 거란다.

바로 앞에 관람자를 위한 누울 수 있는 의자가 인상적이다. 다리쉼도 할 겸 잠시 쉬어가자며

누우니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하지만 오래 쉴 수 없었다.

잠시 쉬었다 힘내서 다시 찾기.

그림의 위치를 알려주는 리플렛을 들고 보건만 찾을 수 없다.

하는 수없이 미술관 지키는 백발의 노신사에게 여쭤보는 수밖에.

1층에 특별전이 열리는데 거기 있단다. 하마터면 놓칠 뻔한 작품 찾아 삼만 리.

특별전 열리는 곳이 코너에 은밀하게 위대하게 있어서 한참을 찾았다.

특별전을 알고 온 사람들일까? 아니면 그냥 모르고 왔는데 특별전이 해서 그곳에 온 것일까?

입추의 여지가 없는 전시관이었다.

한참을 돌아다녀도 내가 찾던 그림은 없다.

없는거 아냐?” 하는 생각이 들 때 내 눈앞에 나타난 작품

그 작품은 전시관 마지막 끝에 걸려 있었다. 전시관에 방점을 찍듯이

죽녹원의 이이남 아트센터에서 미디어작품으로 자주 만났던 작품을 직접 만나니 완전 감동이다.1863년 프랑스 르살롱 전에서 낙선된 작품이란다. 올랭피아와 더불어

발가벗은 여자가 정면으로 똑바로 사람 쳐다보는 그림이 당시 프랑스 사회에 큰 이슈가 되었던 작품, 어쩌면 마네를 일약 스타로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그림 속에서 여태 볼 수 없었던 청개구리도 발견했다.

진품 앞에 있기에 가능한 발견이라고나 해야 할까?

어렵게 찾은 만큼 오래보기

가까이서 보고 멀리서 보고 옆에서 보고 또 보기

사실상 파리여행의 첫 코스 오르세 미술관서 무려 6시간 머물렀다.

밖으로 나오니 이슬비가 내린다. 혹시나 싶어서 챙긴 우산을 준비하길 잘 했다.

둘이서 우산 쓰고 나오니 미술관 들어가는 줄이 장난이 아니다 장사진이다.

비까지 보슬보슬 내리는데 우산도 없이 그렇게 서 있고 거리를 거니는 사람이 한둘 아니다.

430분 미술관 나와서 걸어서 개선문까지 갔다.

걸어서 40여분

샹젤리제 거리는 어제까지 했다는 크리스마스 마켓을 정리하는 중이어서 어수선 했지만

그 거리에 즐비한 명품 샵은 눈요깃감으로 좋았다.

마카롱이 유명한 집에서 마카롱 사먹기. 줄이 길긴 하지만 파리 여행 중 실천해야 할 일중의 하나라서 인내하고 줄 섰다.긴 줄도 금세 줄었다. 안에 들어가니 매장은 작은데 종업원이 엄청 많으니 금방 그 많은 손님을 소화해 내는 듯.

워낙 비싼 마카롱 남들은 선물 포장으로 많이도 사는데 우린 딱4개 샀다.

네 개를 위해 긴 줄을 감수하는 인내심을 발휘한 것이다.

달콤한 그 맛이 입에 살살 녹아 사람들이 줄 서는 이유를 알 수 있을 듯 싶었다.

평상시 명품에 콧방귀도 안 뀌는 모녀인데 그곳이 거기 있어 한번 들러보기로 했다.

구경하는데 돈 받지 않을 터 실컷 구경하자고 갔는데 살 욕심이 처음부터 없어서 인지 남들은 명품이라면 사족을 못 쓴다는데 우린 관심 밖이었다. 쇼핑가방을 서너 개 들고 가는 여성도 있었다. 여행을 온 목적은 각자 다르니 그 목적에 맞게 행동하면 되겠지,

쇼 윈도우의 로렉스 시계 가격표를 보니 까무라칠 지경이다. 도대체 얼마야? 손가락셈이 안돼서 전자계산기로 두드려 봤다. 유로를 우리 돈으로 얼른 환산해보니 자그마치 기천만원대 와우~~~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물건들이다.

구경만하고 빈손으로 나오는 뒤통수가 좀 부끄럽긴 했다. 잠시의 부끄럼쯤은 감수할 수 있다.벼르고 온 목적지가 아니므로.

비는 계속 내리고 서서히 어둠이 찾아올 즈음 도착한 개선문

입구를 못 찾아 버스승강장서 버스 기다리는 청년에게 물어 지하도 건너서

개선문에 입성. 오르는 계단이 나선형이고 좁아서 숨이 턱하니 막힐 지경이었다.

1층 전시관서 개선문의 제작과정 영상물 보고 또 오르기

2층 전망대에 오르니 파리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개선문을 중심으로 12개의 방사선으로 뻗은 파리시내

아직은 어디가 어딘지 모르지만 샹젤리제 거리만은 반짝반짝 눈에 띤다.

거리에 철수하지 않은 크리스마스 꼬마전구로 인해서

저 만치 에펠탑도 눈에 띤다.

매 정시에 반짝인다더니 정말 반짝인다.

시계를 보니 여섯시

화려함이 장관이다.

내려오니 이슬비 내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배의식이 진행됐다.

전쟁 때 죽은 용사들을 위한 의식이란다.

자못 숙연한 분위기다. 소규모 악대까지 동원된 의식이다.

한참을 그렇게 야경구경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파리는 거리가 가까워서 웬만하면 걸어서도 구경할 수 있다 해서

숙소까지 다시 걸어갈 생각이었는데 이슬비가 좀체 그칠 기세가 아니다.

비 맞고 40분 다시 걸으면 남은 여행에 차질이 있을 수도 있어서

하는 수 없이 지하철 티켓 까르네(10)를 끊어

지하철을 탔다. 난생 처음 타보는 파리의 지하철

왜 악명 높은지를 실감했다.

케케한 냄새나고 좁고 의자는 닳을 대로 다 닳고

그것까지는 역사와 전통을 가진 지하철이라서 그런다고 치자.

불친절이 극에 달한다.

역 이름 두 번 말하고 문 닫는다.

이번 역은 무슨 역 다음 역은 무슨 역 안내 멘트 찾아볼 수가 없다.

시상에나!

파리 지하철에서 정신줄을 놓으면 절대 안 되겠다.

목적지인 승강장 놓칠 뿐 아니라 소매치기가 많다니

1호선 타고 퇼르리 역에 하차 숙소 찾아 한참 헤매다가 귀소

돌아오니730

그래도 양호한 하루다. 아무탈 없이 지났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