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의 밤
매서운 날씨가 역시나 겨울다움을 말해 주던 날
눈발이 휘날렸습니다.
그냥 눈이 내리는 것만으로도, 쌓이지는 않더라도
첫눈이라는 단어로 인해 가슴 설레는 날이었습니다.
딱히 약속이 없는 이라도 누군가가 그립고
또 만나고 싶은 날
그런 날이 눈오는 날이지요.
그런 날 송년모임이 있다니 행복했습니다.
치평동 어디쯤인가를 이미 눈도장 찍었던터라 쉽게 찾을 줄 알았는데
눈발 그리도 날리던 날
치평동 논둑길을 거닐고 또 거닐어
찾은 송년모임장소
반가웠습니다.
30여분 길거리서 헤맨 까닭에
실내 공간은 더없이 아늑했습니다.
여느 송년 모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아주 좋았습니다.
시작부터가 달랐으니까요.
통기타공연과 함께 하니 즐거움이 배가되었습니다.
한동안 잊고 지냈던 시간을 노래로 되돌려 받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함께 손뼉치고 노래하고
그렇게 하나가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공연으로 뜨겁기만 한 게 아니었습니다.
잠시,
지난 1년을 돌아보면서 반성하고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까지 함께 생각하는
좋은 시간도 가졌습니다.
맛있는 음식으로 식사를 하고 담소를 나누는 풍경들이
여유가 있어 보였습니다.
함께 하는 어울림의 시간은 그날 송년 모임의 꼭짓점이었습니다.
사회자의 입담과 몸짓 그리고 참가자들의 그 몸짓에 참 많이 웃었습니다.
그렇게 호탕하게 크게 많이 웃어본 적이 없었던 때문인지
나중엔 입이 아플 정도랄까?
아무튼 끼 많은 회원들 덕분에 참 많이 웃었습니다.
그래서 행복했습니다.
행운권 추첨 그리고 열심히 한 회원에 대한 포상까지
손에 손을 잡고 모두가 다 하나된 모습까지도
다 돋보였습니다.
시간이 깊은 줄 모르고 즐겁게 보냈습니다.
어쨌든 좋은 자리 마련해주셔서 많은 분들이 행복한 시간 가졌습니다.
감사합니다.
물론 함께라서 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여럿이 가라는 말이 있듯이
여럿이 우리 멀리 가게요!
도둑눈 내린 밤의 송년모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듯 싶습니다.
눈 덕분에,
귀도 입도 눈도 즐거웠던 덕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