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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에서 하룻밤나기
클레오파트라2
2016. 7. 18. 10:04
내겐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언니가 살고 있어서
참 좋습니다.
맘 먹으면 언제든 1시간이면 달려갈 수 있는 곳
가까이 있어서 더 좋습니다.
이번참에도 가까이 있기에
퇴근후 바로 달려 갔습니다.
여름 손님은 무섭다는 말이 있는데
큰형부 병문안차 광주에 오시겠다기에
우리가 저녁에 내려가서 뒷날 함께 올라오자고 했더니
작은 언니가 흔쾌히 대답했습니다.
퇴근 후 아들 운전 연습도 시킬 겸 해서 데려갈 생각이었는데
가지 않겠다고 했습니다.하는 수 없이 남편과 둘이서 달렸습니다.
오후의 해질녘 나주뜰이 푸르러서 좋고
하늘도 이뻐서 한시간 가는길이 지루한줄 몰랐습니다.
삼겹살 수박등 필요한 것들 시장을 봐서
언니집에 도착해서 여름날의 긴해는 질 줄 몰랐습니다.
평소엔 키우는 손주 둘로 북새통일텐데
주말이라고 손주도 데려간 한옥은 적막강산이었습니다.
때아닌 삼겹살 파티에 소주한잔
호젓하니 좋았습니다.늦은 저녁 느긋하게 먹고 늦게까지 도란도란 얘기꽃도 피웠습니다.
바람이 좋아서 툇마루에 누웠는데
나중엔 추울 정도였습니다.
달그닥 거리는 소리에 첫새벽에 눈을 떴는데
부지런한 형부는 텃밭에서 열심히 뭔가를 하셨습니다.
포도 사과 무화과 블루베리 상추 고추 깻잎 고구마순 부추 옥수수등 없는게 없는 텃밭
보고만 있어도 배부른데 거기서 이것저것 푸성귀 챙겨왔습니다.
이것저것 챙기고보니 짐이 또 가득입니다.
대들보 바라보며 한옥에서 하룻밤나기도 행복했는데....
돌아오는 길은 더욱 행복했습니다.
늘 언니의 따뜻한 사랑을 느끼는 시골행입니다.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밥맛이 좋아 아침을 한공기 가득
가뿐히 해치웠습니다.
뚝딱~~~
똑 같은 재료를 가지고 식탁을 차렸지만
그 맛은 아닙니다.ㅎㅎ
내 삶의 여유는 이렇게 잠깐의 짬으로부터 와서 더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