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어 단상
뉴스에서 그물에서 팔딱이는 병어를 보았습니다.
작년에는 어획량이 적어서 비싼 병어
올해는 많이 잡히는데도 비싸다는 뉴스였습니다.
많은 물량을 중국으로 수출해서 그렇다는데......
그 뉴스 보니 입맛이 다셔졌습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큰오빠 덕분에 싱싱한 병어를 먹었습니다.
이맘때쯤 부모님 제사가 있어서
형제들이 함께 모일 수 있으니
그때 가까운 지도 송도 공판장까지 달려서
갓 경매를 끝낸 싱싱한 병어를 사다 먹었습니다.
금방 회를 떠서 먹기도 하고 깻잎 양파등 기타 양념넣고 새콤하게 무쳐서 먹으면
입안에서 사르르 녹던 병어였습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그 병어 맛
생각에 절로 침이 고이는데.....
큰오빠 덕분에 또 그 맛난 병어를 맛보았습니다.
비싸서 더 맛있는 병어
감자넣고 병어조림하니 또 다른 맛이네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병어입니다.
아마도 싱싱해서 더 맛있었겠지요.
무엇이든 제철에 나는 음식을 먹을수 있다는 것은
또 다른 행복입니다.
아직 냉동실 한켠에 얼려둔 병어는
너무 더위 먹어 입맛 없을때 꺼내먹을 심산입니다.
어쩌면 더운 여름 지치고 않고 잘 날 수 있게 하는 것들은
제철 음식 덕분인듯 싶네요.
음식이 보약이라는 말은 이럴때도 통하겠지요.
시원한 여름 바다의 파도와 함께 온 병어
병어 사러 가는 길에 만났던 황톳길은
내 고향 무안입니다.
어쩌면 병어는 단지 맛나게 먹은 음식만이 아니라
내겐 고향입니다.
마을에서 고갯길 하나 넘으면 그 곳엔 드넓은 바다가 펼쳐져 있었기에
어디서든 갯내음만 맡아도 고향에 든 포근함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내 여행길은 또 많은 부분이 바다이기도 한지 모르겠습니다.
태생 자라온 환경 무시 못하는게 우리들의 삶이잖아요.
익숙한 풍경들이 좋아서 또 찾고
자주 찾다보니 또 찾고
병어로 인해 잊고 있던 아니 잃어버린 고향을 찾았습니다.
병어는 내고향 바다에서 살지는 않았지만
고향내음이 물씬 풍기는 단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