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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는,

클레오파트라2 2016. 5. 13. 21:19

오늘 나는 아들과 저녁을 먹었다.

아들과 저녁을 먹는게 뭐 그리 대단하다고 글을 쓰냐구?

남들에게 다반사일수 있겠지만 내겐 참 어려운 일이다.

2월 군제대하고 바로 대학2학년 복학하고

밤마다 늦게 와서 도대체가 싸이클이 맞지 않아서 얼굴 보기 어려운 녀석이었다.

아들이 들어오면 자고

내가 나갈땐 아들이 자고

그러니 저녁인들 함께 먹을 시간이 있을 수 없었다.

더군다나 최근엔 주말 알바까지해서

만나기는 더더욱 어려웠다.

특별히 할 이야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학교근처 식당서 아들을 만나기로 했다.

오전이면 수업이 다 끝난다는 아들은 오후내내 도서관서 리포트하다 오고

난 퇴근길에 가고

모처럼 아들과의 오붓한 시간이 좋았다.

학교 생활은 재미나는지 등등 집에서는 좀체 묻지 않던 질문들도 쏟아내고

음식도 맛나게 먹었다.

아들과의 데이트를 위해 좀체 입지 않고 신지 않는 구두에 치마

버스 승강장까지 걷느라 무척 힘들었다.

아니 발이 너무 아파서 신발을 벗어들었다.

그런 날보고 울아들 제 신발을 벗어주겠단다.

그리고 저는 그냥 맨발로 걷겠단다.

세상에나 감동이다.

아들이 훌쩍 큰 느낌이다.

물론 아들을 맨발로 걷게 할 수 없어 그냥 다리 아파도 참고 걸었다.

버스 타고 오면서 아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이어폰 나란히 끼고 들었다.

난생 처음 들어보는 노랜데 아들이 좋다니 나도 좋았다.

"엄마 이 음악 한번 들어볼래? 손수 이어폰 하나를 귀에 꽂아주는 자상함이라니!

내 아들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한 날이다.

때때로 집 아닌 다른 곳에서 이렇게 만나야 할까 보다.

돌아오는 길

담장 너머로 고개를 삐죽 내민 넝쿨장미를 보며

아들과 함께 오는 길

반달이 인사를 하네요.

보기 좋은 풍경이라고!!!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