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씨 ! 어디까지 까봤니?
이맘때면 먹고픈게 있다.
쑥버무리
논두렁 밭두렁 더트며 이른 봄 잎 내민 쑥을 뜯어다
쌀가루에 소금 설탕 적당히 섞어서
버무려서 찌면 그만인 쑥버무리!
몇년전까지는 해 먹는 부지런을 보였는데
먹고픈데 쑥을 캘 수가 없다.
쑥버무리 대신 또 먹고픈게 호박죽
한달전쯤 언니집서 가져온 늙은 호박을
배를 가르고 깎아서 호박죽을 쑤어 먹었다.
마침 찹쌀가루도 있고 팥도 있고
냉동실에 호박도 적당히 썰어서 두었으니
꺼내 압력솥에 돌리기만 하면 된다.
모든 재료가 갖추어졌으니 호박죽은 쉽게 해 먹을 수 있다.
남편도 아들도 좀체 좋아하질 않는 호박죽을
나 혼자 먹겠다고 쑤었다.
팥도 넉넉히 넣고 달짝지근하게
어찌나 맛나던지
저녁에 먹고 아침에 먹고
3일 내내 먹어도 맛난 호박죽이었다.
밥맛이 좋아져서 요샌 살까지 오른 느낌이다.
식욕이 땡기기는 퇴근후가 가장 높을 때
될수 있으면 밥을 조금 줄이기로 했다.
한공기 가득이 절반 공기로
그러고 보니 저녁 늦은 시간이면 배가 고프다.
그래서 생각해낸게 호박씨!
어릴적 시골에서 호박죽 쑬때 엄마는 늙은 호박속의 씨는 깨끗히 씻어 씨앗을 했었다.
밭뙈기 하나 없는 도시 삶이니 씨앗 삼을 일도 없고 그냥 버리기엔 아까운 호박씨!
호박죽 쑤면서 버리지 않고 깨끗히 씻어서 말려두었던 걸
볶았다.
라디오 들으면서 까먹기
쉽지 않다.
고소한 맛이 있어 먹을만은 한데 까기가 쉽지 않았다.
멸치볶음할때 간간히 사서 함께 넣었던 벗겨진 호박씨
어찌 그리 잘 깔 수 있었을까 싶었다.
밤마다 호박씨 까먹기
까먹기 옹상스러워 벌써 삼일째다.
튼실한 늙은 호박은 참 많은 씨를 품고 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