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양림동에 빠지다!-3월26일
주말,
바람은 차가웠는데
양림동에 갔습니다.
가까워서 아주 만만한 곳
도심속에서 봄 느끼기 좋은 곳으로
그만한 곳이 없거든요.
노란 수선화 만개한 언덕배기가
봄이라 말하고 있더군요.
선교사 묘원에 동백이 불타고요.
지난 가을의 낙엽들이 소복히 쌓인 양림산을
느리게 걸어도 보았습니다.
수피아 여학교 교정도 가보고요.
유럽풍으로 멋지게 지어진 선교사 건물들도 보고
자주 가는 공간이어도 또 새로운 것들을 보고 왔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양림동!
여성 인권 민주화운동의 대표주자 조아라 기념관도 보고
벽에 돋을새김된 최후의 만찬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 한 것인데
거기 함께 한 13명의 이야기를 풀어내면 양림동이 스토리텔링 될 정도였습니다.
한옥에 들어선 미술관은 끌림이 있었습니다. 한희원 미술관
그림도 좋은데 그 미술관 풍경도 좋아서 오래 머무르게 하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도심에 동굴이 있다는 입소문 듣고 동굴 찾아 반나절,
드디어 동굴을 찾았습니다.그것도 인접한 곳에 세개의 동굴이 있다니!.
일제때 방공호로 쓰기 위해서 팠다는데 한때는 부랑아들의 안식처가 되기도 했구
한때는 시민의 더위를 피하는 곳으로 쓰였다는 곳
무엇보다 처음 가 본 동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광주에 꽃바심이 있다는데 그곳이 어디인가를 뒤늦게 알았습니다.
세상에나 양림동을 그리도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 동굴은 어찌 감쪽 같이 모르고 있었던지
이름도 이쁜 뒹굴동굴, 누군가 와서는 뒹굴뒹굴 놀았을법한 공간이었습니다.
아니 동굴이어서 놀기에 딱 좋은 공간이었습니다.
펭귄마을은 세상에 쓸모없는 것들은 단 한가지도 없음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도심 가까이 그렇게 멋진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는 양림동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공간에 내가 있음이 행복했습니다.
또 다시 양림동의 매력에 풍덩 빠진 날이었습니다.
3시간 넘게 머물렀던 곳
어쩌면 하루종일 머물러도 물리지 않을 곳이었습니다.
벚꽃이 화사하게 피어나면 양림동도 활짝 피어나겠지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양림동!'
그 말은 양림동에게 너무도 잘 어울리는 말이었습니다.
벚꽃잎 흩날릴 양림동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