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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무등산!

클레오파트라2 2016. 1. 28. 20:57

9.21.23.25.28

1월중에 내가 무등산에 오른 날이다.

9일은 새해 해돋이를 못해서 해돋이 하는 기분으로

2016년에 처음 오른 날이다.

21일은19일에 11cm나 쌓인 설경이 날 기다리는 것 같아서 올랐다.

서석대는 내 기대만큼의 설경을 안겨주었었다.

23일은 꼭두새벽의 무등산 기운을 느끼고 싶었다.

7시! 주말임에도 이른 시간 때문인지 사람이 없다.

12시 하산!

걸어서 집까지

등산까지 합하면 약6시간 20분 걸은 날이다.

3시 시댁식구들과 합류해서 순천 조카의 아이 돌 행사에 참석했다.

차분하게 돌잔치를 즐길 시간이 없다.

광주는 마구 눈이 퍼붓기 시작한단다.

쌓이기 전에 가야한다.

그전에 광주가 그렇게 눈이 왔건만 순천은 눈 흔적도 없었다.

밤 바람이 을씨년스럽게 춥더니만 곡성쯤오니 눈이 퍼붓는다.

앞이 분간이 안갈 정도로 마구마구 퍼붓는다.

와이퍼가 열심히 앞유리를 닦아본들 금세 부질없어진다.

삽시간에 내린 눈으로 고속도로는 온통 하얗게 변해버렸다.

낮은 포복으로 기어가듯 천천히 가는 차들이다.

눈앞에 속도는 감히 꿈꿔서는 안된다는 듯 모두들 느리게 느리게 간다.

뒷좌석에 앉아서 차 달리는 양을 봐도 불안불안

눈길 운전자의 조바심은 오죽하랴?

시내길이 얼었을까봐 시내진입을 포기하니 동승했던 형님 내외는

그 눈속에 고속도로에서 내려서 승강장까지 걸어야했다.

눈길에 고속도로에 난감하긴 했지만 그 상황에서는 그 방법만이 최선일수밖에 없었다.

평상시 한시간이면 족할 광주 순천간

눈길 때문에 두시간 남짓 걸려서 도착했다.

버스도 좀체 오지 않는 한적한 승강장에 눈발은 날리고

겁없이 마구 쌓이고

춥기는 또 어찌나 춥던지!

그밤의 기억은 오래갈듯 싶다.

25일 제대로된 무등산 설경을 구경한 날이다.

눈이 많이 쌓인 곳은 무릎까지 푹푹

잎 달린 나무들은 목화솜 크기의 눈꽃을 힘껏 받치고 있었다.

그 모양새가 흰목련이 겨울에 피어난듯한 모습이어서

발길을 붙잡았었다.

전날 입산통제를 했던 까닭에 설경의 맛은 더욱더 천연 그대로였다고나 할까?

눈길에 산행은 배나 힘들지만 그 힘듦을 훌훌 털고 오르는 것은 순전히 설경이 주는눈맛 때문이리니!

묵의 농담으로 갓 그려낸 자연의 수묵화 한폭 발 아래 펼친 기분

오르지 않은자는 모르리!

28일!

오후에 비 소식이 있다는데

비가 와서 눈이 녹기전에 다시한번 가보는게 설경 서석에 대한 예의쯤으로 생각했다고나 할까?

솔직히 갈까말까 쬠 고민됐지만 딱히 할일도 없었던지라 또 무등산 오르기

장불재서부터 안개비 맞으며 서석대 오르기

우의 덕분에 하산길은 그냥 눈길 미끄럼타고 쭈르륵

1월

무등산을 다섯번 오르다니!

그것도 설경만 다 볼 수 있었다니

이것이야말로 내 삶의 기쁨

무등이 가까이 있어서 참으로 좋다.

산이 거기 있어 내가 오를 수 있어서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