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슬프게 한 날!
11월2일,
요며칠 날씨가 쌀쌀했다.
벌써 겨울 오는거 아냐? 싶을 정도로
그래도 그날은 바람은 없었다.
대신 먹구름이 종일 을씨년스럽게 했던 날
내 마음도 그 먹구름 같았다.
4학년 9반 생일이다.
아이들도 없는 터라 미역국도 없이 아침을 시작했다.
출근길 버스 안에서 딸에게 부재중 전화가 왔길래
환승하려고 잠시 내렸던터라 전화 했더니만 그냥 전화 했단다.
엄마의 생일은 까마득히 모르고 있는 모양!
내 입으로 내 생일이야를 차마 못하고 끊었다.
오후에라도 알면 전화하겠지 싶었는데
퇴근까지도 아이들에게 전화 한통 없다.
중간에 동서에게서만 생일축하한다는 문자를 받은게 전부~
완전 씁쓸!
오전에는 오후를 기대했고 오후는 저녁을 기대했건만
저녁먹고 나니 둘째 녀석에게서 전화가 왔다.
엄마 생일 축하해 가까이 있음이 챙겨드릴건데 케익은 먹었어?
아빠랑 즐겁게 보내!
그 소리에 어찌 울컥하던지
먹지 않아도 먹었다고 답했다.
딸내미 마음 아파할까봐.
정작 남편도 내 생일을 잊은 기세다.
그래 식구도 없는데 그냥 조용히 보내자 했는데~~
이틀 지난 오늘 ,
큰딸과 전화 통화 할일이 있어서 하다 딸아이를 혼냈다.
엄마 생일도 챙기지 않는다고 야단 깨나 쳤다.
아무리 바빠도 그렇치 그러는거 아니라고 담부터는 잘 챙기라고
물론 전에 곁에 있을땐 곧잘 챙겨주던 생일이니 한번쯤 소홀한들 어쩌랴 싶지만
멀리 떨어져 있으니 더 챙겨야 하는거 아닌가?
결혼 준비로 바쁜 딸에 그래도 할말은 해야 할 듯 싶어 한잔소리를 늘어놓았다.
물론 남편에게는 더더더더~~
사실 생일 저녁9시 넘어서 딸에게 부재중 전화가 왔었고
생일축하한다는 문자가 두통 와 있긴 했는데
삐져서 일찍 자는 바람에 뒷날 아침에야 읽으니 그 맛이 날 턱이 없다.
앞으로는 작전을 바꿀거다.
알아서 챙기겠지 하며 마냥 기다릴게 아니라
먼저 설레발치기다.
한달 전부터 알리고 일주일 전에 알리고D -데이를 새워 갈거다.
이렇게 씁쓸하고 서운하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