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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등 들어 님 오시면-관람후기

클레오파트라2 2014. 5. 17. 10:12

누가 그랬던가?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정말로 4월은 이땅에 사는 모든 이들에게 잔인한 달이 되고 말았다.

최첨단 운운하는 이땅에서

아까운 청춘들이 저 차가운 바다에서 소리없이 스러졌으니 말이다.

바다가 이제는 더 이상 낭만일 수 없는  이 땅이 되어버렸다.

피기도 전에 시들어버린 이 꽃들을 생각하면

5월도 먹먹해지기는 마찬가지다.

"비나이다.비나이다.천지신명께 비나이다......

......

......

지는 꽃은 졌다만은

내년 3월이 되면 다시 피었다진다

인간이 한번 죽어지면 반은 썩어서 흙이 되고 "

 

배우들이 나와서 하는 몸짓 하나 말하나 하나가 가슴에 와 박힌다.

세월이 맘을 아프게 한다.

망자들의 혼을 달래기 위한 것이지만

그 안에서 산자들은 또 위로를 받는다.

"한번 가면 못 오는 길

에헤에헤~~ 에헤야~

북망산 가려고 하직을 하나

세방산 가시려고 하직하나

일가친척 다 버리고

처자식도 다 버리고~

........"

죽음앞에서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들

그러니 그 죽음 앞에서 숙연해진다.

 

꽃등 들어 님 오시면!

 

이 작품은 마을 사람들이 모여 망자의 넋을 기리고 재담·노래·춤으로 상주를 위로하는 놀이굿판으로, 진도 ‘다시래기’와 씻김굿을 현재에 맞게 재해석한 것이다. 전남 진도에서 전해오는 전통연희 다시래기는 상을 당한 유족의 슬픔을 덜어주고 위로하는 축제식 장례풍속이다. ‘놀이패 신명’은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유족들과 함께 겪고 있는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이번 공연을 마련했다.

흰 종이로 오린 망자의 모습

흰 천을 길게 펼쳐 그 위를 종이로 만든 사자들이 가는 길을 연출할 즈음엔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린다.

저승 가는 길 어찌 슬프지 않으리

한국전쟁때 가족을 송두리째 잃은 노인의 슬픔이 배경이지만

이 시대 세월호의 슬픔과 별반 다르지 않다.

망자들의 극락왕생을 바랄뿐......

공연 보고 돌아오는 길

발걸음이 천근만근이다.

이 시대에  어른 몫을 못하고 살아가는 죄책감 때문이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