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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가을 속으로 떠나다-영암 도갑사-왕인박사유적지-목포자연사박물관-갓바위-농업박물관

클레오파트라2 2013. 10. 21. 20:58

이 가을

내 숨통을 트여주게 하는 날이 드디어 왔다.

이 가을 바람을 쐬지도 못하고 이 도시에만 있다가

속절없이 세월 보내는가 싶었는데....

새벽4시 그냥 저절로 눈이 떠진다.

왠 부지런인가 싶은데

맘이 떠나고파 안달이니 몸이 움직일 수 밖에

길 떠나는 날은 무엇보다 날이 좋아야함은 당연한 일

길 떠남을 축복이라도 하듯 하늘은 높고 한없이 푸르다.

길일 중의 길일이라고나 할까?

도갑사는8년만의 발걸음이라서 더 설레일수 밖에

삽시간에 영암이다.

마이크 잡고 잠깐 이야기 했을뿐인데

저만치 기암괴석의 전시장 월출산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때 자주보아서인지 더 반가운 풍경의 월출산이다.

가을 걷이가 한창인 들녘을 지나 도갑사 도착

산자락은 그대로인데 많이 변했다.

그 많던 식당들은 다 어데로 갔을까?

동동주에 파전을 먹던 식당들은 흔적없이 사라졌다.

아름드리 팽나무만 자연을 벗삼아 내를 벗삼아 떡 하니 버티고 섰다.

스님의 불경소리가 경내에 울림으로 다가선다.

아담했던 대웅전은 거대한 몸집2층으로 부풀려졌고

없던 누각이 생기고 석조는 나무아래서 자리를 저만치 옮겼다.

세월을 말해주는 변화다.

조용하던 산사는 낯선 여행객들 때문에 잠시 고즈넉한 산사의 기능을 상실했다.

사람이 온다는 것은 이렇게 시끌벅적을 동행하고 오는것!

절 뒤쪽의 계곡을 지나 미륵전까지 둘러보니

산사의 넉넉함이 그제서야 묻어난다.

많은 추억 쌓았던 탐방길이 코 앞이지만 다음으로 미루기 하고 하산

벚꽃이 만개했던 왕인박사유적지는 가을햇살만이 넉넉하다.

유치원서 소풍 온 병아리들의 재잘거림이 간간히 귓가를 스친다.

기찬 영암의 기운은 이곳에 다 모였다.

삼월삼짇날 그 물을 마시면 성인을 낳는다는 성천 전설이

정말이기라도 한듯 너나없이 그 성천물 한모금씩 들이킨다.

기를 받으려 왕인박사 태어난 그 바위에도 서보고

점심은 정말 잘 먹었다는 소리가 절로 나올만큼

깔끔하고 맛났다.반주로 곁들인 인동주도 일품!

점심 갓바위로 향했다.

와우~

어쩜 그렇게 멋진 풍경이 있는지!

바위 둘이서 나란히 갓을 쓰고 있는 형상이라서 갓바위라지!

해풍과 바닷물의 침식 풍화 해식에 의한 자연이 빚은 최대의 걸작품!

멋지다.해상보행교서 바라다보는 바다도 좋고

저만치 보이는 대불공단 풍경도 좋다.

확 달겨드는 갯내음도 싫지 않은 바다.

그 바다에 추억을 묻었기에 늘 보아도 새롭고 물리지 않는다.

자연사 박물관서는 뒤늦게 우리 지구의 자연사를 한눈에 보았다.

문예역사관까지 들르니 목포의 문학 예술  노래 춤 모든것을 아우를수 있는 시간이었다.

삼호 농업박물관까지 보노라니

금세 가을 해가 짧다는게 느껴진다.

소풍가듯 그렇게 맘편히 다녀온 여행길

가을 하루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고 왔다고 생각하니

뿌듯했다.

넉넉했다.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감히 난 '전라도 단풍'이라는 시를 낭송하며

맘 속에 이른 단풍을 선물하는 센스를 발휘했다.

돌아보건데

이 가을 참으로 행복한 소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