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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8일 김원중의 달거리-비움의 미학

클레오파트라2 2011. 12. 3. 18:45

바람이 부는 밤사이 은행잎은 포로위에 패잔병처럼 그렇게 나뒹굴었다.

언제떨어질지 아득하기만 한 잎들이 바람앞에 그렇게 떨어졌다.

노랗게 물들기도 전에.

하기야 도심의 은행 나무는 노랗게 들기도 전에 떨어진다.

도심 속에 매연속에 사니 진정 가을이 되어도 제 색깔을 제대로 내볼 재간이 없다.

도심을 좀 벗어난 은행나무에게서나 색감을 기대할듯 싶다.

봄 한때 연초록 잎사귀 새록새록 내서 봄임을 실감케하고

더운 여름날 그늘을 제공하고

이 가을 냄새 고약한 은행을 떨구더니만 이제 마지막 잎들을 떨구려한다.

바삐 사는라 무심했던 삶일지라도 이 낙엽 앞에서는 삶을 반추하게 된다.

아니, 잊었던 계절을 되돌려 받는다.

겨울을 견디기 위해 나뭇잎 마저 떨군 나목에선 비움의 미학을 배운다.

비워야 또 제대로 채울수 있다는 말을 떠올리면서

찬바람이 불어오는 것만으로도 낙엽이 지는 것만으로도 쓸쓸해지는 계절

늦가을

그 늦가을은 '비움의 미학'달거리의 마음의 위안을 삼고 있었다.

이 계절은 나 뿐 아니라 누구라도 그러하리라.

허전한 그 무언가를 그 무엇으로 채우고 싶으리라.

혼자보기 아까워 누군가를 데려가야지 싶은 욕심이 공연장에 10분 늦게 도착했다.

조심스레 들어갔는데 벌써 공연장은 뜨거운 열기가 느껴진다.

윤진철의 소리마실이다.숨막히는 적벽대전의 기운이 느껴지는 적벽가이다.

판소리는 소리꾼과 고수와 관객의 추임새가 어우러져야 제맛이다.

"추임새는 흥분될때 하시요잉!"

얼쑤! 좋다.! 그러제! 아믄

여기 저기서 나오는 추임새가 흥을 돋운다.

영화속 노래찾기는 중국영화 '수잔나 ost 추억의 노래다.

영화에 푹 빠질즈음 무대 한켠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영화속인양 착각하게 한다.

분명 무대 연주자가 있건만.....

생일축하변주곡은 차이코프스키곡에다 변주를 했다.

특별히 생일축하를 받고싶다고 미리 사회자에게 주문했다는 아주머니의 용기가 돋보인다.

많은 사람 앞에서 생일축하받고 특별히 연주곡까지 받기 싶지 않은 일 아닌가.

내가 젤 좋아하는 주홍의 '샌드 아트'는 또 오늘 무엇을 그릴까 잔뜩 기대가 된다.

기대한만큼 항상 멋진 무대다.

세월은 가도 기억은 남는다~~

박인희의 세월이 가면 노래가 흘러나오고 그 음악에 맞추어 손놀림은 빠르고 그리고 더디게 움직인다.

의자도 되고 나무도 되고 연인도 되고

언제 봐도 멋진 풍경이다.모래가 저렇게 멋진 예술작품이 되다니.....

김원중의 느티나무엔 멋진 한국 무용도 올랐다.한복춤이 멋드러진다.잠시 한눈을 팔수 가 없다.

이번달 주제는'나목'

김원중 노래가 가슴에 와닿는다

나 여기 선채로 기다릴테요.

.....

...따스한 그대 눈길로 한번만 돌아봐준다면

나 항상 여기 선채로 기다릴테요.

노랫가사가 감성을 자극한다.순전히 계절 탓이다.

초대손님은 백창우다.

잘 모르는 사람인데 하고 고개를 갸웃했는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내 하나의 사랑은 가고"의 작곡가란다.

20대초반에 등이 휠 것은 같은 삶의 무게여~~~

그 노랫가사를 감히 생각할수 있었을까? 나의 20대를 되돌아보게 한다.

시인 가수 작곡가 화려한 프로필만큼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을 그 초대석자리에서 알게 되었다.

내 시에는 노래가 숨어 있고

내 노래에는 시가 숨어 있다.

딱 맞는 말이다.

고정관념이 마치 정답인양 생각하는 것을 파격적으로 깨뜨리는 사람이다.

짧은 가사의 노래들이지만 그 안에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재미난 노래도 많다.

허걱 저게 무슨 노래야 하는 것들이 노래다.

'차곡차곡 자다 깨어 생각해보면

 잔 일밖에 다시 없어 도로 자네

나고 자고 자고 자다

눈 떠보면 생시가 꾸인듯

깨는 듯이 도로자'

그냥 지껄인듯 싶은데 음율을 타니 멋진 노래가 된다.

'학교 시간 더럽게 길다.

점심시간은 왜 이리 짧을까?

학교가 잠자는 곳이면 좋겠다.

책상이 침대라면 좋겠다.

도시락이 책가방 했으면 좋겠다.

책가방이 도시람간 했음 좋겠다.'

근사한 작곡가도 별거 아니네 싶은데 또 그건 아니다.

일상을 우린 그렇듯 작곡으로 이끌어내지 못하니 말이다.

11월 달거리의 마무리는 '춤춘다'로 마무리한다.

따로 따로 모였지만 마무리선 하나가 된다.

아쉽지만 손꼽아 한달 기다려야한다

행복이 담보된 시간이므로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