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그리고 여행
늘 뭐가 그리도 바쁜지 일상을 바쁘기만 했습니다.
하루 아침을 시작만 하면 금새 하루가 꼬리를 감추고 말았습니다.
열심히 달려온것은 좋은데
가을이라는 계절앞에 서고 보니 허무함이 밀려듭니다.
나를 잊고 지냈던 시간들에 대한 회한들이 밀려들어
나를 찾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 가을 짬을 내서 길을 떠났습니다.
비록 여러 사람들과 함께 떠나긴 했지만
도심을 벗어난다는 그것만으로도 가슴이 확 트이는 듯 싶었습니다.
하루 결코 길지도 않은 그 하루를 아주 실속있게 즐겼습니다.
삼보사찰 중의 하나 송광사
절집에 다녀왔습니다.
가을비 추적추적 내리는 날의 절집엔
고즈넉함이 함께해서 좋았습니다.
오래전 ,
아마도 손가락 헤아려보니 스무해 남짓 한듯 싶습니다.
수학여행 때 만났던 송광사 기억이 가물가물했습니다.
시간의 흐름이 기억을 가두어버린지 오래였기 때문이지요.
그때 그곳에 그런것들이 있었을까 싶을정도로
모두 다 그곳에 있는 절집에 있는 모든 것들이 다 낯설었습니다.
유명한 비사리 구시를 열심히 찾았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거대한 구시더군요.
송광사를 대표할 명물이 됨직했습니다.7가마니 쌀 밥을 저장했던 밥통이라니 승보사찰 송광사를 감히 짐작케하는 유물이지요.가파른 계단을 올라 지눌스님 부도탑앞에 섰습니다.
송광사 그 큰 절집이 송두리째 보이는 전망좋은 곳이더군요.
비까지 내리니 산허리 절반쯤 걸쳐진 안개가 장관이었습니다.
산사와 어울리게 단풍까지들어서 가을을 제대로 느끼게 하더군요.
가을가뭄끝에 내리 단비로 산사가는 길
길은 질척해서 불편했지만 그 불편함이 비가 호젓함을 안겨주어 좋았습니다.
불경 읽는 소리가 멀어질 수록 뒤돌아봐지는 길이었지요.
낙안읍성 태백산맥 문학관 그리고 순천만까지
빗속이라서 더 행복한 가을여행이었습니다.
오롯 자신을 재충전할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자연의 숨결을 느끼고 오는 삶이 더 풍요롭습니다.
이 가을 일상을 잠시 접어두고 떠나길 참 잘했다 싶었습니다.
낮에 먹은 고막정식도 정말 별미였구요.
먹거리 볼거리가 풍족해서 더 좋은 여행길이었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간간히
이렇듯 떠나야겠습니다.
더 행복해지려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