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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클레오파트라2
2011. 9. 8. 23:17
며칠전 점심에 대학생 딸아이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밥은 먹었는지?햇살이 넘 좋아서 네 생각나서 문자보낸다고 했지요. 그랬더니 금새 답문이 왔습니다. 점심 친구들과 맛나게 먹고 커피 먹고 있다고 그러더군요. 비싼 커피 마시나 싶어 노파심에 문자 보냈습니다. 학생신분에 싼 점심 먹고 비싼 커피 마시는건 아니지? 했더니만 천원짜리 커피 마시고 있대요. 다행이다.역시나 내 딸 그리괴 문자를 끝냈습니다. 커피를 즐겨 마시는건 아닌데 간간히 커피 고플때가 있습니다. 몹시 바람 부는날 때론 비오는 날 때론 흐린 날 아무튼 예고없이 그때그때 고플때도 있습니다.혹여 그 고픔이 오후면 절대절제를 합니다. 혹여 그 커피 한잔으로 인하여 까만밤 하얗게 지샐까봐! 아예 마실일을 만들지 않는것도 상책인듯 싶어서 의도적으로 커피마실 일을 피하곤 합니다. 그런데 햇살좋고 간간히 불어주는 바람좋은 오늘 커피 고팠습니다. 그것도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쇼윈도우의 유명한 커피점이 자꾸 눈에 아른거렸습니다. 여지껏 발길 돌려본 적이 없는 남들에게는 쉽게 가는 그 커피 전문점 나에겐 한번도 발걸음 한 적이 없기에 늘 낯설었습니다. 그 앞을 지나는 것만으로도 이방인듯한 느낌이 드는곳 그런데 오늘 불현듯 그 곳에 가고팠습니다. 어쩌면 거기 귀퉁이에 있는 푹신한 의자가 커피향보다도 더 끌어당겼는지 모릅니다. 푹신한 그 자리라면 좀 발길 쉬었다가도 좋을듯 싶었습니다. 감히 용기를 내서 혼자서 그곳에 갔습니다. 아메리카노 커피를 즐기지 않으니 그 많은 커피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익숙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더니만 아!! 커피는 왜 그다지도 쓰던지! 믹스에 익숙한 혀는 금방 반응을 했습니다. 아!쓰다.아!뜨겁다. 빨대로 뜨건줄 알면서도 겁없이 들이켰다가 혀가 대는줄 알았습니다. 그러게 커피는 아무나 마시는게 아닌가 봅니다. 그 커피 식혀가면서 마시느라 시간을 죽였습니다. 백화점 귀퉁이에 자리한 커피숍 통유리로 오가는 사람들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명절 분위기가 물씬 풍기듯 사람들로 북적거림이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모처럼 만든 한가로움이 그 곳에선 사치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맘먹괴 그 사치를 누리고파 한껏 여유를 부렸습니다. 30여분 그렇게 있노라니 그공간이 도리어 답답해 졌습니다. 얼른 밀치고 밖으로 나오니 에어컨 바람보다 더 시원한 바람이 볼을 스칩니다. 산들산들 가을 바람이었습니다. 하늘 한번 올려다보니 파란 하늘에 흰 구름 두둥실 참 좋았습니다. 망중한의 여유속에 잃어버린 계절을 되돌려 받은 짬이었습니다. 커피와 가을 그 속에 나도 담았던 하루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