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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둘째날-황산등반

클레오파트라2 2011. 4. 8. 09:41

모닝콜 소리에 단잠을 깼다.

황산을 올라야 한다니 좀 서둘러 가는 일정이다.

호텔내 식당서 아침을 먹는데 뷔페라지만 어젯밤처럼 좀체 손이 가질 않는다.

그래도 등산해야하는지라 꾸역꾸역 먹어야했다.혹여 빵들은 입에 맞을까 싶어 집어들었지만

빵도 밋밋하다.어디 빵뿐인가.우유도 주스도 다 싱겁다.

다행히도 혹시나 싶어 챙겨갔던 믹스커피가 역시나다.

일행이 단출하니 시간 지체는 하지 않아서 좋다.

어제와는 다른 작은 차를 타고 30여분 달렸다.

내린곳에서 황산가는 셔틀버스를 탔다.

버스 기다리는 동안 센스있는 가이드는 스틱을 사왔다.

그것없이는 결코 못 오르는가 싶어 잘 챙겼다.

산을 오르면서는 스틱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

셔틀버스 타고  케이블 카 타는 곳까지 가는길도 구비구비다.

본래 일정에는 뒷산서 케이블카를 한번 타고 곧바로 내려가는 일정이었지만

엊저녁 부실한 식탁 앞에 남자들의 작당이 있었나보다.

옵션을 더 선택하고 더 풍성한 식탁으로 가기

그래 예정에 없던 앞산서 케이블카를 탔다.오르는 길 뿐 아니라 아스라이 보이는 것이 장난이 아니다.

케이블카에서 무섬증이 동해 차마 내려다 볼수 없었다.

너무도 절경이라는 일행의 외침에 눈 딱감고 내려다 보니 정말 아찔하다.

기암괴석의 전시장이 따로없다.

케이블카에서 내려서는 걸었다.가파른길 편안길  정상을 향한 갈림길에서는 아찔하지만 가파른 길을 선택했다.

언제 또 이 황산을 오랴 싶어서 짜릿함을 느끼고 봤다.

뒤 돌아보면 아찔한 현기증에 금새 쓰러질 지경이다.

그 가파른 산자락에 어찌 그리도 등산로를 마련해 놓았는지

돈 벌어 먹으려 벼르고 작정했구나 싶은 아스라한 등산로다.

몇번을 쉬어가며 앞 풍경 뒤 풍경 감상하다보니 정상이다.

1864m연화봉

정상에서 기념사진 찍는게 당연지산데 감히 엄두가 나질 않는다.

특히나 독사진이라면 더욱더.

정상을 향한 발걸음이 끊임없구 사진찍으려고 줄 서 있으니 언감생시 혼자 독사진은 생각도 못할 판이다.

생면부지 외국인이 사진속에 나와도 그 곳에서 한컷 찍은 것에 감지덕지해야할 판이다.

어렵사리 원치 않은 사람들과의 독사진속 단체사진이 돼버렸다.

하산길도 만만치 않다.

내려가는 길 가파른 곳에 위치한 매점엔 사람들이 북새통이다.

갈증을 해소하는데는 오이만한게 없다.비싼 오이라서 그런지 꿀맛이다.

등산하면서 가마꾼을 만났다.왠 가마꾼 싶었는데 산 오르다가 힘든 사람을 태우고 가기 위함이란다.

요금이 비싸니 누가타나 싶은데 타는 사람이 있나보다.오르는 길의 가마꾼은 손님을 많이 기다리고 있었다.

수요에 의한 필요인가? 공급에 의한 필요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정작 산 오르고는 싶은데

다리가 아파 못 오른다든지 발을 삐었다든지 하면 요긴하게 쓰일듯 싶었다.

산에서의 가마는 분명 사치라고 생각했는데

그 사치를 즐기는 사람을 만났다.

다리쉼을 하며 오이를 먹고 있는데 가마꾼 둘이서 젊은 여자를 태워오는것이다.

등이 휘고 야윈 가마꾼에 비해 내리는 아가씨는 튼실해 보였다.

돈이 좋은 세상이라고나 할거나!

가마가 있어 그 아가씨는 산에 편히 오르고 가마꾼은 힘들지만 돈벌어서 좋은세상이라면

그렇게 짜 맞춘다면 덜 씁쓸한 세상이 되려나.

9부 능선 즈음엔 호텔도 있다.산속 호텔이니 비싼것은 지극히 정상

일출을 보려 투숙하는 사람이 많단다.납득이 가는 부분이다.그 산에서 보는 일출은 얼마나 환상일까 감히 상상히 간다.그 아름다운 절경이 해맞이하는 모습을 담으려고 몇날을 기다리는 사진작가의 맘을 이해할듯 싶다.

운이 좋은 산행이란다.

좀체 흐려서 산 전체를 보기 어렵다는데 그날은 완전화창해서 황산은 모든걸 다 드러냈다.

오순도순 얘기 나누는 등산은 지루함을 잊게 한다.

비싸다는 식당서 점심 한끼를 먹었다.이제 점점 익숙해가는 것일까? 아님 등산으로 인한 허기일까?

아무튼 점심은 아주 맛나게 먹었다.

하산길에는 그 식사가 비싼 이유늘 직접 알게 되었다.

우리가 먹은 음식은 모두 짐꾼들이 손수 아래서부터 나른 것이었다.

다 닳아진 내복 바람에 짐을 진 아저씨

검게 그을린 얼굴 주름의 골이 깊은데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그냥 오르기도 버거운 산인데 짐을지고 오르는 산이라니.

자기 몸무게보다 훨씬 무거운 짐은 삶의 무게처럼 보였다.

철근에 양배추에 무에

잠깐 다리쉼 하는 아저씨 나에게 물을 달란다.

혹시나 싶어 물한통 가져왔던게 아주 요긴하게 쓰였다.

진짜로 목마른 자의 갈증을 덜어준 물이 되었다.

내려오는 길

남편들은 대한민국에서 태어난것

저 버거운 삶의 무게를 지지 않은것에 무척 감사했다.

하산길은 또 다른 곳의 케이블카를 탔다.

언제 또 이 산을 밟으랴 싶어 보고 또 보고다.

걸어온 길 낭떨러지 바위들이 아슴하다.

그 거대한 산을 걸어왔다는 자신이 대단하다는 뿌듯함이 들기도 했던 산행이다.

다시 케이블카 타고 내려오는길

이제는 무섬증보다는 언제 다시 이 멋진 풍경을 만나랴 싶어 열심히 눈도장을 찍는다.

뒤돌아보고 또 뒤돌아보고

케이블카에 8명이 탔는데 6명은 일행 두명은 중국 아줌마

중국 아줌마 손에는 나무한가지 꺾였다.말은 통하지 않지만 향내가 나는가 코를 들이대고 잠깐 빌려서 내 코 가까이 가져가보기도 했다.그리고 우리 일행은 일행대로 그 아줌마들은 아줌마대로 작은 케이블카는 요란했다.등산할때 가이드로부터 받은 스틱을 어찌할거나 고민스러웠는데 그 고민은 한방에 해결되고 말았다.작은 매점에서 그 스틱을 황산그림이 있는 열쇠고리로 바꿔주었다.어라 이런횡재가 있나 싶다.

버스를 달려 발맛사지를 받으러 이동했다.

어라.어제 왔던 그 발맛사지 집이다.40분 발맛사지에

50분 전신맛사지라!

어제 맛사지를 해주었던 사람들이 눈에 띤다.딴에는 우리는 반가워서 야단인데 녀석들

가볍게 눈 인사만 한다.

옆에 왕언니는 어제 받았던 녀석에게 맛사지 바꿔달라고 주문했다.

어제 경험상 아주 잘 하더란다.

녀석들 수완이 대단하다.아줌마 멋있어요.이뻐요 소리가 제법 나온다.

다른 말들은 도통 통하지 않아서 답답한데 그 말은 곧잘 한다.

아파요?괜찮아요?

그날 다녀온 황산을 가보았냐고 물어보았지만 무슨말인지도 모르는 아리송한 표정이다.

그래 맛사지만 잘하면 되지 더 이상 뭘바래 싶다.

피로가 쫙 풀리는 맛사지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식사후 잠시 식당 근처 짝퉁 가게에 갔다.

짝퉁 가방 가격도 만만치 않은데 한국서 사는것보다 훨씬 싸다는 그 한마디에 여행객들이 흔들린다.

욕구충족의 쇼핑 필요하다는데 누가 말릴 것인가?

등산이 힘들긴 힘들었나 보다.뒤척임없는 숙면의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