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십년 걸렸다-항주 황산 서호 중국여행
여행을 떠난다고 다 즐거운 것은 아니다.
떠나기 싫은 여행도 더러 있다.
어쩔수 없이 떠나야 하는 여행 말이다.
이번 여행은 바로 그런 여행에 속했다.
남편 시골 친구들 모임에서 부부가 함께 가는 모임이다.
딱 1년에 한번씩 만나서 1박2일을 나는 여행이다.
아이들 어릴적엔 고만고만한 아이들이 모여서 노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하나둘 아이들이 떨어져 나가더니만 급기야
부부들만 모이게 되었다.
5쌍
즌작부터 해외여행을 가자고 벼렀다.
말은 모임 시작 때부터였지만 정작 말을 실천에 옮기기까지는 딱 10년이 걸렸다.
그것도 특별회비까지 몇번 거출해서야 꽤 많은 돈을 모을수 있었다.
가긴 가는데 어디로 갈것인가가 고민거리였다.
일단 중국인데 고르기가 쉽지 않다.북경을 다녀왔다는 사람 상해를 다녀왔다는 사람이 있으니 입에 맞추기 어렵다.
모두들 가지 않은곳이 항주였다.
인천서 직항로가 뜨고 저렴한 상품이 있단다.
쉽지 않게 여행지가 정해졌다.
여행 떠나는 날이 다가와도 실감이 나질 않는다.
여행떠나기 바로 전날에서야 짐을 쌋기 때문이리라.
꼭두새벽 4시에 일어나 아이들 먹을거리를 준비해두고 인천행 버스에 올랐다.
여행가방을 끌고 나가니 이제사 여행 떠나는게 실감난다.
자고 깨고 몇번 반복하는 사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어쩌다 한번 가는 인천공항은 늘 낯설다.아마도 어쩌다 한번이기에 그런가보다.
지정된 곳에서 관광사 직원을 만나 이것저것 설명을 듣고
비행기 기다리는 시간이 참 지루하다.
공항은 항상 시간보다 훨씬 빨리 나와서 사람을 애닳게 하는 경향이 있다.
늦게 도착해서 허둥대기보다는 여유가 있어서 좋긴한데
그 지루함은 비할데가 없다.쇼핑이라도 좋아하면 그 시간을 즐기련만.
아무튼 비행기든 사람이든 기다림은 지루하게 마련이다.
드디어 비행기 탑승
비행기는 참 빨랐다.맛난 기내식 먹고 맥주 한잔 들이켰을뿐인데 금새 도착이다.
비싼 비행기 길이 좋긴 좋다.시간을 돈으로 산것이다.
비행기 탄 시간은 딱 1시간50분
검사대를 다 통과하니 현란한 피켓이 사람보다 먼저 반긴다.
0000투어
혹시 안 나올리는 결코 없지만 안 나오면 낯선 땅에서 낭패일까봐 조바심 때문인지
우리 관광투어 피켓이 금새 눈에 들어온다.
가이드 따라 버스 탑승
10명인데 버스는 56인승 엄청 큰 버스가 나왔다.
다른작은 차들이 배차가 되서 큰 차가 나왔단다.
오자마자 왠 횡재 싶은데 그날만이란다.
버스를 타고 3시간 달려 가는 곳은 황산이다.
가이드로부터 3박4일 일정듣고 여행시 유의사항 듣고 이동하는 동안 중국에 관한 얘기를 들었다.
여행중에는 여보만 잘 챙기라는 말은 귀에 쏙 들어오고 일행을 웃게 했다.
여권과 보따리가 여보란다.허걱~~
가는동안은 유채꽃이 장관이었다.깎아자른 절벽 그리고 저 높은 산꼭대기까지 유채가 만발했다.
노오란 유채꽃이 민가와 그리고 산과 어우러져 한폭의 수채화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남해에서 만난 다랑이 논이 즐비하다.막말로 손바닥만한 땅에도 유채일색이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 그 풍경을 사진에 담느라 여행객의 손놀림은 바쁘다.
우리 인심 같으면 여행객이 환호성 지르고 좋아하면 서서히 간다든지 풍광좋은 곳에서
잠시 멈출수도 있으련만 거기는 중국땅 언감생시다.문화의 다름을 어찌 인정하지 않으리오!
수다와 풍광에 빠져있는동안 세시간을 훌쩍 지났다.황산 도착이다.
아직 개발이 덜 된 때문인지 우리의 여느 시골에 온듯한 착각이 든다.
황산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한 것은 저녁먹기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한적한 식당에 둘러 앉고 식탁을 보니 중국땅임이 또 실감난다.
손이 갈만한게 없다.밥은 알랑미 부실부실하다.윤기라고는 찾아볼수가 없다.
첫날 식사부터 거를순 없다.여행 많이 다닌 일행중 한사람의 센스가 돋보이는 저녁이었다.깻잎 장아찌 무 말랭이 김이 겨우 입맛을 돋웠다.
식후 발맛사지를 40분 받았다.내일의 황산 산행을 위한 몸다짐인 것이다.
숙소에 가기전 명청거리에 들렀다.
고풍스런 건물들이 꽤 길게 늘어졌다.볼거리 먹을거리가 많아서인지 관광객이 밤임에도 많았다.
일찍 숙소도착 잠을 청했다.
순전히 뒷날의 산행 때문이다.
3박4일중 하루가 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