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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영산강 대탐사 4박5일(7.26~7.29)

클레오파트라2 2010. 8. 3. 17:07

연일 33도를 오르내리는 날의 연속이다.

글쎄 갈수록 여름나기가 버겁다는 소리가 절로 난다.

여름은 더워야 제맛이라지만 이 더위는 제맛을 넘어선 더위다.

얼른 이 여름 가기를 손꼽아 기다려본다.

아무리 더운 여름도 시간의 흐름 앞에는 어쩔수 없기를 기대해본다.

이렇게 더운날에 시원한 것들을 떠올리면 절로 시원함이 더할게다.

맑은물 졸졸 흐르는 시원한 계곡도 좋고

파도소리 철썩이는 동해안의 바다도 좋고

올 여름 내게 최대의 시원함을 안겨준 영산강 대탐사를 반추해보는것도 내겐 더 없이 시원하다.

그 여름날 더위에 걸었음에도 그 더위는 지금 이 한낮의 더위에 비할바가 못된다.

일주전으로 시계를 돌려 본다.

 

뜻밖에 만나는 행운은 뜻밖이라서 더 좋다.

이 영산강탐사로 그렇다.정말 뜻밖이다.

물론 3년전 아들녀석과 함께 하긴 했지만

뜨거운날의 그 힘듦이 있긴 있었지만 되돌아보면 좋은 추억인지라 간간히 떠올려졌다.

여름날의 행진 그리고 자전거 하이킹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올 여름은 어디든 떠나지 않을 생각이었다.

북경 여행으로 3박4일 집을 비운때문에 더 이상 집을 비우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결국 그 다짐은 2주일도 못가 무너지고 말았다.

고1 아들녀석의 말 한마디가 또 영산강으로 향하게 할 줄은 미처 몰랐다.

봉사활동시간을 매꿔야하는데 영산강대탐사로 매꿀지 아님 그냥 다른데서 봉사시간을 매꿀지 아들녀석이 고민했다.

3년전 함께 대탐사를 다녀오고 작년  그 작년 연달아 두해 혼자서 대탐사를 다녀온 녀석이 고민에 빠질만도 하다.

한꺼번에 봉사 시간을 해결하고 친구도 사귀고

장점만 있는게 아니다.일장일단이란 이를 두고 말할 것이다.

한여름 더위와 싸워야한다.

지열 뜨겁게 전해오는 그 길을 고스란히 걷는게 버거운 것이다.

대탐사가 끝났는지도 모를일이었다.

금새 인터넷 서핑을 했더니 곧 대탐사를 시작할려고 했다.모집중 공고가 그렇게 반가웠다.

사실 요즘 아침에 아들 녀석을 깨우는 것가지고 입씨름 꽤나 하고 체력을 소모하고 있던 터였다.

4박5일이면 공부에 지장있다는 녀석말이 여운으로 남긴 했지만 일단 신청을 했다.엄마와 함께 떠나는 영산강대탐사! 그럴듯한 이름표를 달고서.

탐사날이 다가올수록 아들녀석이 시원찮다.하루에도 몇번 간다고 했다 안 간다고 했다 좀체 종잡을 수가 없다.

닥쳐봐야 알 판

일단 탐사비를 입금했다.탐사하루 전날 녀석은 가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탐사의 잇점을 나열하며 꼬득여보지만 좀체 흔들리지 않는다.엄마 혼자 다녀오란다.그리고 많이 생각하고 오라나 어이구  내 원 참!!!

 이래서 혼자서 탐사를 떠나게 됐다.

애궂게 방학맞은 대학생 큰 딸아이만 이래저래 고생이 많아서 특별 용돈으로 떼웠다.

지극히 용돈이 궁한 녀석 입이 귀에 걸렸다.더운날 식구들 뒤치닥거리 할 생각보다는 뜻밖의 용돈 횡재만 생각했으니 그럴법도 하다만....아무튼 큰 아이가 딸인게 요샌 천만다행이란 생각이 든다.크면서 이래저래 많은 보탬이 됨을 말해 무엇할꼬?

 

26일 첫날

입소식이 있다.

조선대 서석홀

3시30분 체크

엎어지면 코 닿을 곳이라고 늦장을 잔뜩 부렸다.30분 여유두고 집에서 출발했는디 10여분 지각이다.

개인 물품지급 받고 조편성하고 방 배정하고 일정소개하고 진행요원소개하고

그리고 삼천골 물할매라는 공연을 보았다.

물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공연인데 서두에 그리고 끝에 나오는 사물놀이 장단이 더 흥겨웠다.

기숙사에 짐을 풀고 저녁식사후 모임이 있어다.간만에 대학식당서 먹어본 저녁이 괜찮다.

식사 끝나고 조별미팅 조 구호 조 노래 정하기 말 그대로 조원끼리 워밍업하는 시간이랄까?

조원은 대다수 중고등학생들 아줌마는 나 혼자다.우리조를 떠나 전체 탐사대원중 유일한 학부모다.

아이들 노는 물에 온듯 싶어 쑥쓰럽긴 했지만 그냥 즐건 맘으로 동참하기로 했다.그냥 한사람의 조원으로서.

처음 만나는 아이들은 쑥쓰러워 좀체 뭉치질 않는다.

조장이 선출되고부터 일사천리로 숙제들이 해결된다.

빨간 메뚜기

물생물사 강은 강답게!

톡톡 튀는 재미난 이름의 구호들도 있었지만 조원들의 최종 선택은 이걸로 낙찰봤다.

조별 활동 끝내고 숙소로 가니 9시30분

기숙사를 혼자서 독차지하니 아주 좋다.

문명의 이기들을 다 놓았으니 온전히 나를 찾아 나설 수 있을듯 싶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놓았던 책을 잡았다.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탐사내내 짬짬히 시간내서 꼭 다 읽고 가리라는 다부진 다짐을 했건만

첫날 20여쪽 겨우 넘기고 잠들었다.

아마도 긴장이 풀려서 일까? 숙면을 취했다.

 

습관이 무섭긴 무섭다.아이들 깨울일도 없어서 폰을 꺼놓았건만 5시에 눈을 떴다.

늘 일어나는 시간이다.핸드폰 알람 없이 일어나긴 처음이다.

식사시간까지는 요원한지라 아침시간의 여유를 한껏 누렸다.

책보고 운동하고 꽃단장하고

할일없는 아침은 참 지루하기까지 했다.6시면 먹는 아침을

7시30분에 먹고 8시 집합 하루를 시작했다.

영산강 대탐사의 공식일정이 시작된 것이다.

버스 3대가 나란히 영산강 시원지 용소로 출발했다.

늘상 보는 풍경들이 여유로움으로 다가선 아침이었다.

시원치고는 꽤나 큰 용소는 맑은 물 가득담고 폭포는 시원함까지 더해주었다.계곡물에 발담그고 수박먹는 휴가지 모습이 고스란히 여기저기서 묻어난다.여름중의 한 여름이다.

용소 위 너른 광장서 영산강 대탐사 발대식을 했다.관게자들의 축사 격려사등을 듣고 걸어서 가마골 계곡을 내려왔다.걸으니 이제서야 본격적으로 탐사대 된 기분이다.

한참을 걷다보니 점심시간 미리 와 있는 밥차가 반갑다.그늘 있는 곳이면 어디든 앉아서 먹는밥도 야외서 먹은인지 맛나다.오후엔 담양습지다.습지가 20km라는데 점심 먹고는 줄곧 걸었다.어찌나 더운지 어른인 나도 힘들었다.그러니 아이들인들 오죽할까? 습지를 걸으면서 습지에 관한 설명도 듣고 조류도 관찰하고 더운가운데 유익한 시간이었다. 습지 안으로 들어가 직접 밟아보고 그곳에서 습지에 관한 퀴즈도 풀고

빗줄기 한두방울 떨어져도 개의치 않았다.나무 그늘이 없어 힘들었던 곳

중간에 있는 고속도로 다리 밑은 누가 뭐라고 하기 전에 아이들이 선택한 쉴 공간이었다.습지에 관한 생태공부를 열심히 했던 곳이다.더위와 모기를 쫒으면서.

광주천변을 버스로 달리고 어느공간에선 내려 천변에 앉아 천변 이야기를 들었다.

간간히 만났던 광주천변과는 또다른 풍경의 천변이라서 생소하긴 했지만 그 곳에 질퍼덕 눌러 앉아 듣는 천변 이야기는 귀를 솔깃하게 했다.

다시 조선대 귀소

둘째날을 마무리 했다.

밤에 생태지도 그리기 모듬학습이 신나는 시간이었다.

대원들의 솜씨 자랑이 맘껏 발휘되었던 시간

하나 하나는 모래알이었지만 뭉치니 진흙이 되던 날이다.

담양 습지서 보았던 풍경들을 그리기다.

물에서 기다란 목 빼놓고 한가로이 발길질 하며 더위 식히던 해오라기 녀석이 인상적이었다.

마치 오늘 탐방객이 오려는걸 예상이나 한듯 한참을  꼼짝않고 서 있어 주니 탐조객은 더할나위없이 좋다.

망원경을 통해 보니 아주 가까이서 녀석의 일거수 일투족이 보인다.

새들을 색종이로 접고 그 길가서 만났던 풀들을 그리고

시간없는게 한정이었다.아마도 밤새 그리라 해도 명작이 나왔을듯......

하루가 눈 깜짬할새 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