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키울 때 한 아파트에 서 살았던 후배가 있었다.
복도형 아파트 한 층이다보니 아이들 키우며 같은 유치원 보내다보니 쉽게
친해진 사이였다.그이가 이사를 가고도 간혹 만났는데 어느 순간
인연이 끊겼다.
솔직히 그 끊김은 보이스피싱을 당한 뒤 핸드폰을 교체하면서
기존 핸드폰을 초기화하다보니 모든 자료들이 사라졌다.
상대가 연락해 오지 않으면 연락이 되지 않을 판.
그이와도 그렇게 연락이 되지 않았다.
묵은 노트를 뒤적이다 한 켠에 적힌 그이의 폰번호를 보고
연락을 취했다.
혹시나 폰번호가 바껴 다른 사람일까봐 조심스레 연락을 취했는데
한동안 답이 없었다.
세월이 많이 흘러 폰이 바꼈나보다 그렇게 인정하고 지냈는데
갑자스레 연락이 왔다.잘 지내고 있다고.
오래 못 만나 얼굴 보고 싶다고 해서 번개로 만났다.
그야말로 4시간 폭풍수다를 쏟았다.
같은 하늘을 이고 사는데 이렇게도 못 만났단 말인가?
15년 남짓 못 만났는데 어제 본 사람처럼 만나서 허물없이 수다를 나누다니~~
그동안의 이야기들 4시간에 토해내기는 어렵지만 얼추 살아온 얘기들을 나눴다.
낙엽 뒹구는 길을 걷고 국밥집에 들러 뜨끈한 국밥 한 그릇 나누고.
버스승강장에서 배웅 받으며 버스 타기란
도대체 얼마만인가~~.
좋은 인연 다시 쭉 이어지길~~
그사이 함께했던 이의 죽음도 접하니 살아서 만날 수 있음이 또한 얼마나 축복인가를 다시 한번 느꼈다.
살아 있어 행복해
니가 있어 행복해
유행가 가사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 날이다.